K팝 뮤비 주인공 돼보고 서울 풍광에 반하고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2-07-29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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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커 그라운드의 2층에 있는 쌍방향 체험공간 K-팝 그라운드의 코인세탁방존. 블랙핑크 제니의 ’솔로’ 뮤비 등 여러 뮤직비디오에 자주 등장하는 테마다(왼쪽 사진).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한 K-팝 그라운드의 마이 스테이지. 1000여 종의 XR 배경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취향에 맞춰 영상효과를 가미해 나만의 뮤직비디오를 만들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신개념 한국관광 테마관 ‘하이커 그라운드’ 가보니

입구서부터 웅장한 대형 미디어아트 감상
K팝 뮤비 공간서 인생샷·나만의 뮤비 촬영
한류 스타들 이미지 활용한 특별전도 한창
탁 트인 야외 테라스서 도심 야경 등 만끽
“한국여행, 여기서 미리 즐기고 느껴볼래.”

좋아하는 K-팝 뮤직비디오 주인공이 되어 보고, 야외 테라스서 서울 풍광도 즐기고…. 최근 서울 청계천에 문을 연 ‘하이커 그라운드’(HiKR Ground)의 첫 인상은 ‘꽤 재미있는 놀이터’이다. ‘하이커 그라운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외국인여행객과 인트라바운드(내국인 국내여행) 고객을 겨냥해 새롭게 문을 연 한국관광 테마관이다.

청계천변에 지상 5층 규모로 자리잡은 하이커 그라운드는 전체 디자인부터 주요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최근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어, 여기는 제니 뮤비 속 그곳”


조금 색다른 명칭 ‘하이커 그라운드’는 3가지 의미의 조합이다. 세계 관광객에게 한국(KR)이 건네는 반가운 인사(Hi)와 여행자들의 놀이터(Playground)를 합친 것이라고 한다. 의도는 이해가 되는데 한국관광 이미지를 직관적이고 감성적으로 느끼게 하는 이름이라기엔 아직은 꽤 어색하다.

하이커 그라운드는 기존 한국관광 홍보관인 K-스타일허브를 지난해 6월부터 1년여에 걸쳐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한국여행 좋아요’라는 식의 주입식 메시지 대신 방문객이 테마관 여기저기를 즐기고 체험하는 동안 자연스레 한국여행의 매력에 젖어들도록 노력했다.

대표적인 곳이 2층의 ‘K-팝 그라운드’. 이곳은 K-팝 뮤직비디오에 자주 등장하는 4가지 테마(지하철, 컬러룸, 코인세탁방, 우주선)와 XR(확장현실)스튜디오 ‘마이 스테이션’으로 이루어졌다. K-팝을 좋아하고 뮤직비디오를 즐긴다면 들어서는 순간 “어, 여기는 에스파의 ‘블랙 맘바’ 뮤비 속 지하철”, “제니 ‘솔로’에 나오는 코인세탁방 닮았네”라며 반기는 곳이다. 이곳에선 조명을 선택할 수 있고, 음악도 좋아하는 것으로 선택해 SNS용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수 있다. K-팝 팬들의 새로운 ‘성지순례’ 코스로 기대가 되는 공간이다.

국내 유일의 XR-스튜디오인 ‘마이 스테이지’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방문객이 XR 기술로 구현된 100여 종의 가상배경 중 하나를 선택해 특수효과를 직접 연출하면서 나만의 뮤직비디오를 찍을 수 있다.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기보다 자신 취향대로 꾸미거나, 변형하는 것을 즐기는 MZ세대 성향을 스마트 기술로 맞추었다.

3층 하이커 아트 뮤지엄에서 전시중인 권오상 작가의 직품들. 국내 대표 아티스트와 한류, 지역축제를 매칭하여 재해석하는 국내 최초 한류+축제테마 미술관이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차세대 한류 콘텐츠, 아트 작품도 소개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기대를 모으는 예술 분야의 다양한 작품들도 있다. 하이커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입구인 1층의 대형 미디어월 ‘하이커 월’에서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작품 ‘신(新) 도시산수도’를 공개하고 잇다. 목포 부산 전주 안동 강릉 등 5대 관광거점도시를 테마로 한 영상작품이다.

3층 ‘하이커 아트 뮤지엄’에서는 국내 아티스트들의 특별기획전을 진행한다. 첫 협업 아티스트는 사진조각으로 유명한 권오상 작가다. 5대 지역축제를 작가의 시선으로 담은 작품부터 유아인, 지드래곤 등 한류 스타의 이미지를 활용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같은 층의 ‘드라마틱 트립’에서는 OTT 플랫폼을 통해 알려진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 한류 영상콘텐츠 속 국내 관광지를 소개한다.

5층에는 야외 테라스를 갖춘 ‘하이커 라운지’가 있다. 야외 테라스에서 청계천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공간인데 서울 도심 풍광을 즐길 수 있다. 해질녘이나 서울 야경을 찍으며 한국여행의 추억을 담는 포토스팟으로도 매력적이다.

하이커 그라운드는 꽤 과감한 시도를 했고, 그만큼 참신한 콘텐츠로 많아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일부는 방문객에게 어떤 점을 알리고, 어떤 느낌을 전해주려는지 의도가 애매한 곳도 있었다. 4층 국내관광 멀티체험존 ‘하이커 케이브’와 ‘축제 체험관’의 경우 지역축제나 웰니스 관광지 등을 오감으로 느끼는 공간이라고 소개했지만, 거창한 의도에 비해 음향, 시각, 향 등의 오감 체험이 선명하게 와 닿지 않아 아쉬움을 주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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