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영우♥이시우 현실 팍팍→말하지 않아도 진심通 (바벨신드롬) [TV종합]

입력 2022-07-30 09: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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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프로젝트 오프닝(O’PENing) 아홉 번째 작품 ‘바벨 신드롬’(극본 이찬영 연출 채두병)이 팍팍한 현실에도 진심을 믿고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며 진한 울림을 안겼다. 사랑조차 ‘죄송한 현실’을 빗댄 날카로운 메시지와 함께 진심의 가치를 전했다.

29일 방송된 ‘바벨 신드롬’에서는 서로의 진심이 닿으며 사랑을 확인한 흙수저 청춘 장하늘(추영우 분)과 고연희(이시우 분) 모습이 그려졌다.

근미래 사람들은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해 언어 표현 중추가 마비됐다. 말을 하기 위해서는 값비싼 항체를 기기로 공급받아야 했다. 항체 기기는 사용료에 따라 약효가 달랐고, 가난한 사람들은 불편하지만 기초 생활 단어 1000개만 쓸 수 있는 기기로 생활했다. 언어가 더는 공짜가 아닌 세상이었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사랑한다는 감정 언어를 표현할 수 없는 현실은 답답했고 힘겨웠다. 레벨 9 이하 기기를 써야만 하는 사람들이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감정 언어는 갑에게 사과하는 ‘죄송하다’였다. 역설적으로 시는 이제 가난의 상징이 아니었다. 다양한 언어를 쓸 수 있는 레벨 3 이상만이 시를 표현할 수 있었고, 시인은 아이돌과 같은 인기를 누렸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던 10년 전 용기가 없어 고백하지 못했던 흙수저 청춘 하늘. 유학을 갔던 금수저 레벨 1 연희의 귀국에 고백을 결심했다. 그는 적금을 깨서 비싼 레벨 3 기기를 구입했지만, 용기를 내지 못했다. 사실 연희 역시 비밀이 있었다. 연희는 레벨 1이 아니었다. 집이 어려워진 연희가 유학을 간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


두 사람에게 다시 이별의 시간이 찾아왔다. 하늘은 다시 외국으로 간다는 연희에게 자신은 레벨 3이 아닌 레벨 7이라고 고백했다. 연희 역시 비밀을 털어놓으려는 순간, 경찰에게 쫓기고 있음을 알게 됐다. 연희가 일하는 집의 딸 지율(김예지 분)에게 선물받은 비틀즈 앨범을 하늘에게 선물했는데, 지율의 엄마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연희가 누명을 쓴 것. 연희는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하늘은 연희를 돕기 위해 찾아온 지율을 통해 연희의 사정을 알게 됐다. 그는 연희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려고 달려갔지만, 항체 기기 사용 기한이 종료되며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 다시 레벨 3 기기가 작동하며 하늘은 연희에게 사랑한다고 외칠 수 있었다. 하늘의 고백을 듣고 답을 하지 못한 채 연행된 연희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안겼다.

하늘은 절망했다. 레벨 3 기기의 연장은 엄마 김복자(박미현 분)의 희생 덕분이었다. 복자는 자신의 항체 기기를 포기하면서까지 아들의 기기 사용료를 냈고, 바이러스 환자들이 격리되는 수용소에 갇혔다. 바이러스로 인해 “밥은 먹었어?”라는 단 하나의 말만 하면서도 아들을 걱정하는 복자의 모성애는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하늘과 연희가 씁쓸한 현실에 절망하는 순간, 바이러스가 침투한 세상은 바뀌고 있었다. 하늘은 동생 장버들(류해준 분)이 찾아낸 바이러스 치료제를 세상에 알렸다. ‘바벨 신드롬’은 사실 완치 가능한 병이었고 치료제 역시 저렴했지만, 정부가 숨기고 있었다. 정부는 항체 기기로 국민을 통제하고 국비를 채웠다.

치료제는 다시 언어를 공짜로 만들었다. 하늘과 연희 역시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두 사람이 서로의 진심을 전하는데 말이 필요하진 않았다. 이미 두 사람의 진심은 서로에게 전해졌다. 무엇보다도 하늘의 진심은 이미 10년 전 연희에게 닿았었다. 하늘이 수줍게 썼던 시가 자신을 향한 고백이었음을 알고 있었던 것.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진심은 가슴 벅찬 감동을 안겼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정치 이념이 달라 싸우기도, 사랑하는 남녀가 다투기도, 권력이라는 언어로 을을 복종시키고자 하는 갑은 여전히 존재했다. 다시 시가 가난한 자들의 전유물이 된 세상에서 하늘은 시인이 됐다. 마음을 담은 시를 쓰는 시인, 따뜻한 진심을 믿는 하늘의 선택은 시인이었다.

한편 8월 5일 방송되는 ‘저승라이더’(극본 황설헌 연출 정장환)가 시청자를 찾는다. ‘저승라이더’는 ‘죽음 배달 서비스가 가능한 세상’에서 ‘죽음을 배달하는 남자’와 ‘죽음을 주문한 여자’가 우연한 계기로 죽고 싶은 사람들에게 죽음을 함께 배달하면서, 여러 인물을 통해 삶에 대해 고찰하는 판타지 휴먼극이다. 성유빈, 정다은, 송재룡 등이 출연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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