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일 만의 1군 등판’ SSG 기둥이던 그 때로, 박종훈 다시 ‘첫 발’ 내디뎠다

입력 2022-07-31 20: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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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박종훈. 스포츠동아DB

“지난해 6~7이닝씩 던졌으니 지금 우리 선발투수들 느낌인 거죠.”

SSG 랜더스 박종훈(31)은 3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투구수 54개로 3이닝 2안타 2볼넷 2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3-2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SSG는 시즌 63승(3무28패·승률 0.692)째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박종훈은 투심패스트볼(30개)과 직구(10개) 위주로 투구하면서도 커브(14개)를 적절히 섞어 KIA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방해했다. 매 이닝 누상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포수 이재원과 함께 노련한 볼 배합으로 큰 위기 없이 안정적 투구를 이어갔다. SSG 벤치는 당초 계획대로 박종훈 뒤에 오원석(3이닝 2실점)을 붙여 부족한 이닝 수를 채웠다. 타선에선 추신수가 5회초 선제 3점홈런으로 지원사격을 했다.

비록 투구수 제한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 것만큼은 분명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이날 등판이 예년의 박종훈으로 돌아가기 위한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다만 1군 마운드에 다시 오르기까지 약 1년 2개월이 걸린 만큼 ‘관리’가 필요했다.

김 감독은 “오늘은 투구수 60개 정도를 소화할 텐데, 복귀 이후 3~4경기 동안에는 투구수 70~80개로, 그 이상으로 가기 위한 1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투구수 조정기간에도) 다른 선발투수들과 똑같이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식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다만 주 2회 등판하는 순서가 되면 관리를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 기억 속의 지난해 박종훈은 팀의 기둥이었다. 마지막 등판이던 5월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제외하면, 앞선 8경기 중에선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만 7차례 작성했다. 이 기간 선발등판 경기당 6.1이닝 가량(49.2이닝)을 책임졌다. 김 감독은 박종훈의 이닝소화력을 올 시즌 김광현(6.1이닝) 등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기억했다. 다만 불의의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활약을 더 지켜보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길고 긴 재활의 터널 끝에 다시 내디딘 첫 발이다. 그동안 박종훈은 하루라도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김 감독은 그럴수록 “이번에 (1군 엔트리에) 올라오면 다시는 퓨처스(2군)팀에 가지 않을 정도의 몸 상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훈도 김 감독의 뜻을 이해했다. “더는 아프지 않으면 좋겠고, 아프지 않아야 한다”던 그의 7월 마지막 날 짧지만 건강했던 3이닝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광주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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