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뚝심 투자…대체육 신세계 연다

입력 2022-08-03 0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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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가 ‘더 나은 식품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비전과 함께 대체육 대중화 시대를 선언했다.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소개하고 있는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사진제공|신세계푸드

미래 경쟁력 키우는 신세계푸드

신제품 론칭…대체육 대중화 선언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 선봬
팝업스토어 등 소비자와 접점 넓혀
美에 자회사 설립, 해외 공략 가속
신세계가 계열사 신세계푸드를 통해 대체육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대체육은 콩과 버섯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고기로, 실제 고기와 비슷한 맛, 향,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대체육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관심 사업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2016년부터 신세계푸드를 통해 대체육에 대한 연구개발을 해왔다. 지속 가능한 미래 식품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대체육 시장 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져 성장성이 높고, 가치소비를 중시 여기는 2030 MZ세대의 지지를 받는 것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대체육의 대중화 시대 선언

신세계푸드는 7월 28일 서울 서초구 데블스도어에서 ‘베러미트 신제품 론칭 및 비전 설명회’를 열고, ‘더 나은 식품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비전과 함께 대체육 대중화 시대를 선언했다. 공장식 사육으로 길러진 고기 대신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육 시장을 키워 인류 건강, 동물 복지, 지구 환경을 이롭게 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지난해 론칭한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분야로 확장한다. 그 일환으로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선보였다. 대두단백과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이다. 회사 측은 “1926년 미국의 호멜 푸즈가 스팸을 개발한 이래로, 약 100년 만에 동물성 캔햄이 식물성 캔햄으로 바뀐 것에 의의가 있다”며 “산화를 막는 보존료인 아질산나트륨을 첨가하지 않은 게 특징”이라고 했다.

또 최근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식물성 정육 델리 팝업스토어 ‘더 베러’를 오픈하고 베러미트 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비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연말까지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뒤 대체육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B2C 전문점을 오픈하거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향후 신세계푸드의 급식·외식 및 노브랜드 버거 등에도 베러미트를 적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올반 간편식에서 사용되는 햄과 베이컨을 베러미트로 교체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 대표적 예다. 또 급식·외식 사업에 베러미트를 도입하기 위해 유명 셰프와 함께 샌드위치, 샐러드 등의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베러미트를 단순히 고기 대체재가 아닌 인류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대안재, 즉 대안육으로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치며 시장 육성에 나설 것”이라며 “테슬라가 전기차를 처음 선보였을 때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불편해했지만 지금은 대다수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베러미트로 촉발될 대전환의 노력이 국내·외 식품시장에 퍼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미국에 자회사 베러푸즈 설립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이달 중 대체육 최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미국에 대체육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를 설립한다. 베러미트 사업의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시장 확대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베러푸즈를 통해 미국의 선진 연구·개발(R&D)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고도화 하고, 향후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현지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글로벌 대체육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판매채널 개발에도 집중한다.

송 대표는 “향후 베러미트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대체육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고, 국내 사업보다 해외 사업의 비중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존 K푸드가 한국만의 독특한 음식을 외국에 소개하는 전략이었다면, 베러미트는 햄과 미트볼 등 전 세계인이 이미 익숙한 형태로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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