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점에 선 허웅이 말하는 ‘대표팀-KCC-예능 그리고 농구’

입력 2022-08-04 1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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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 허웅이 3일 팀 전지훈련지인 강원도 태백의 오투리조트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 최용석 기자

프로농구 최고 인기스타 허웅(29·185㎝)은 1일부터 새 소속팀 전주 KCC의 태백전지훈련에 합류했다. 지난달 2022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 참가한 남자농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다녀온 뒤 처음 농구공을 잡았다. 그 때문인지 아직은 훈련이 버겁다. 아시아컵 도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이 여전히 몸은 회복단계다. 그런 상태에서 훈련을 시작하니 온 몸에 근육통이 찾아와 걸음걸이도 어색했다. 하지만 하루빨리 팀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훈련 대부분을 정상 소화하고 있다. “프로에 입단한 이후 가장 힘든 비시즌을 보내는 것 같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농구’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을 드러냈다.


●진한 아쉬움만 남은 아시아컵

한국은 뉴질랜드에 패해 아시아컵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허웅은 조별예선 3경기를 마친 뒤 코로나19 확진으로 8강전에 나서지 못한 채 숙소에서 격리됐다. 고열에 시달린 데다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 더 고생했다. 그런데도 하루 2시간 정도 작은 방에서 덤벨 등 기구를 활용해 운동했다. 최초 확진 판정 후 5일 뒤 재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4강전에 뛸 수 있다는 소견에 따라 나름 준비를 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8강전에서 탈락했다.

허웅. 사진제공 | 국제농구연맹


“대표팀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준비단계부터 선수들끼리 잘 뭉쳤고, 야간훈련도 자율이었지만 치열하게 준비했다. 모두가 열정이 넘쳤고, 그래서인지 하루하루가 경쟁이었다. 몸으로 부딪히면서 1대1을 많이 했는데, 그게 대회에서 큰 도움이 됐다. 멤버들끼리 자주 모여 농구 얘기도 많이 했다. 조별예선에서 어려울 것 같았던 중국을 꺾어 자신감을 얻었다. 우리끼리는 호주와도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뉴질랜드전을 TV로 지켜봤는데 너무 아쉬웠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이라 더 그랬다. 나와 발목을 다친 (허)훈이가 빠졌고, 퇴장까지 나왔다. 도움이 되지 못하고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라 많이 답답했고, 아쉬움이 더 컸다.”


●각별하고 특별한 동생과 동행

허웅과 그의 동생 허훈(27·상무)은 KBL을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고, 이제는 대표팀에서도 없어선 안 될 존재들이다. 포지션은 다르다. 허훈은 포인트가드, 허웅은 슈팅가드다. 대표팀에선 함께 뛰며 호흡도 이룬다. 평소 인터뷰 등을 통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지만, 농구로만큼은 서로를 인정한다. 서로의 장점이 뚜렷해 형이 동생에게, 동생이 형에게 배우는 부분도 있다. 둘은 한국농구의 현재이자 미래다.

허웅(왼쪽), 허훈. 사진제공 | 점프볼


“솔직히 대표팀에서 농구하는 걸 보면 훈이가 더 잘한다. 특유의 리듬이 있다. 그걸 따라서 해보면 농구가 편해지더라. 근데 따라하기도 힘들다. 훈이는 드리블 리듬 등 타고난 부분이 있다. 확실히 다르다. 1대1을 하면서 많이 배운다. 몸도 좋다. 훈이의 기량은 대표팀 선수들 모두가 인정한다. 슛 밸런스 등은 훈이가 나한테 가끔 물어볼 때가 있다. 티격태격하지만 좋아하는 게 비슷해서 자주 시간을 함께 한다. 성격테스트도 같은 유형으로 나온다. 그런데 이 인터뷰가 공개되면 전화해서 또 한마디를 할 것 같기는 하다.(웃음)”


●마인드 바꾸게 된 홍성흔의 예언

허웅은 비시즌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한다. 예능인으로 변신한 아버지 허재 전 감독의 영향도 적지 않다. 그러나 스스로도 필요성을 느낀다. 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예능 출연의 효과였다. 허웅에서 비롯된 대중의 관심은 자연스레 다른 농구선수들에게로 번졌다. 이를 통해 농구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허웅은 예능 출연 차 만난 전 프로야구선수 홍성흔의 얘기를 듣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진제공 | JTBC


“사실 예능은 안 하려 했다. 특히 ‘놀면 뭐하니’는 농구선수가 그런 적이 없는데 나가서 뭐하나 싶었다. 팀에서 10분 정도면 된다 해서 나갔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을 통해 관심을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 책임감이 더 생겼고, 오히려 몸 관리를 잘하게 됐다. 지난해 전 프로야구선수 출신 홍성흔 형을 만났다. 그런데 형이 ‘너 이번 시즌 잘할 거야’라고 말했다. 무슨 뜻인지 몰랐다. 형이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그 자리에서 내려가고 싶지 않아서라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진짜로 그렇더라. 남들보다 더 열심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형 말대로 지난 시즌 농구가 잘 됐다. 최근 농구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었다. 좋은 현상이다. 농구 인기가 되살아나길 바라는 한 사람으로 더 책임감을 갖고 있다.”


●KCC에서 목표는 오로지 팀 성적

허웅은 5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5년간 첫 시즌 보수 7억5000만 원의 대박을 터트리며 KCC로 이적했다. 그에게 KCC는 익숙한 팀이다. 아버지가 감독으로 재직해 훈련장, 숙소 등이 익숙하다. 학창시절 KCC 체육관에서 훈련도 많이 했다. 당시 KCC 선수들에게 개인기를 배우기도 했다. 새 동료들과 호흡을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다. 그의 목표는 팀 성적이다. 원주 DB에서 뛴 지난 시즌 허웅은 팀 공격 1옵션을 담당하며 빼어난 개인성적을 올렸지만, 팀은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팀 성적에 더 집중했다.

허웅. 스포츠동아DB


“FA가 되고 나서 아버지가 장난처럼 함께 하자고는 하셨지만, 데이원스포츠로 갈 생각은 전혀 안 했다. DB와 KCC만 생각했다. 어려서부터 KCC에 운동하러 자주 갔다. 그 기억이 있어 익숙하다. KCC 멤버 중 대학교 때 함께 뛴 선수도 많다. 대표팀에 다녀와 팀 훈련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팀에 적응해야 하고, 몸 상태도 더 끌어올려야 한다. 빨리 몸을 만들어서 뛰고 싶고, 잘 하고 싶다. 멤버도 좋다. (이)승현이 형과 고교시절을 함께 보냈는데, 우리 팀이 무적이었다. 프로에서 재연하고 싶다. 그렇게 되면 성적은 따라온다. 이번 시즌에는 팀 성적이 좋기만을 바라고 있다.”

태백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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