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연속 무승 끊은 제주, 희망의 홈 3연전이 기다린다

입력 2022-08-07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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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남기일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마치 해외를 다녀온 듯한 느낌이니까요.”

K리그1(1부) 제주 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의 이유 있는 푸념이다. 섬이란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이동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특히 2~3일에 한 경기씩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게다가 ‘하나원큐 K리그1 2022’ 일정은 유독 빡빡하다. 11월 개막할 2022카타르월드컵의 여파로 10월에는 시즌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지금은 여름 휴가철이다. 7~8월의 제주는 어디를 가나 수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원정이나 복귀를 위해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어수선한 공항에 대기하는 것도 힘겹다. 또 제주공항에 도착한 뒤 클럽하우스가 있는 서귀포까지는 1시간이 걸린다. 남 감독은 “원정으로 체력·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 제주를 한 시즌에 많아야 2번 오는 타 팀들과 다른 입장”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서인지 제주는 최근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3경기 연속 승점을 얻지 못했다. 포항 스틸러스~전북 현대와 원정 2연전에서 1무1패에 그쳤고, 꼴찌 성남FC에는 홈에서 1-2로 졌다. 한때 울산 현대, 전북과 선두 경쟁에 나섰던 제주로선 뼈아픈 흐름이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원정경기를 앞둔 제주는 몹시도 절박했다. 결코 잃어선 안 될 90분이었다. 정확히 같은 기간 2승1무를 쌓은 서울에 패하면 승점은 1점차까지 좁혀질 수 있었다.

4강권 수성조차 어려워진 제주의 선택은 변화와 로테이션이었다. 주장단 교체로 분위기를 바꿨고, 선발 라인업을 대폭 조정했다. 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가 겹친 여파 속에 남 감독은 “난세에 영웅이 나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진짜 영웅이 등장했다. 여름이적시장에 매물로 나왔다가 잔류한 김주공과 제르소가 1골씩 뽑아 2-0 완승에 앞장섰다. 서울의 공세를 잘 버틴 뒤 후반 릴레이 골로 승리한 제주는 10승7무8패, 승점 37로 한숨을 돌렸다. 지난해 3전승, 올 시즌 2승1무로 서울을 압도한 것은 물론이고 격차도 넉넉히 벌려 기쁨이 배가됐다. 서울은 승점 30(7승9무9패)에 묶였다.

반가운 소식은 또 있다. 당분간 이동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포항(14일)~수원 삼성(20일)~울산(27일)과 차례로 만난다. 일주일 단위 일정도 반가운데, 전부 홈경기다. 잃은 승점을 착실히 만회할 소중한 기회다.

남 감독은 “서울 원정에서 자신감을 얻었지만 더 많은 득점 찬스가 필요하다. 휴식기에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할 것”이라며 만족해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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