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정현-KT 박영현 형제에게 특별했던 수원 3연전

입력 2022-08-08 15:5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박정현(왼쪽), KT 박영현. 스포츠동아DB

KBO리그에는 적지 않은 형제 선수들이 있다. 어린시절 함께 야구를 시작해 만만치 않은 경쟁의 관문을 뚫고 프로무대에서도 살아남아 1군 경기장에서 조우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나 투타 맞대결을 펼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한화 이글스 박정현(21)과 KT 위즈 박영현(19)은 올해만 2차례 형제 투타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1승1패.

첫 대결은 5월 27일 수원에서 펼쳐졌다. 박정현이 9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한화가 4-0으로 앞선 9회초 KT는 불펜 자원 박영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박영현은 2사 1루서 권광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권광민을 잡아냈다면 형제간 첫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을 테지만, 운명의 대결이 이뤄졌다. 결과는 동생의 승리. 박영현은 박정현을 공 4개만으로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팀 승리는 형의 몫이었다.

그 뒤로는 좀처럼 만날 기회가 없었고, 이달 5~7일 다시 수원에서 한화와 KT가 격돌했다. 형제 재대결은 5일 이뤄졌다. 때마침 가족 모두가 경기장을 찾은 터라 더 의미가 있었다. KT가 5-0으로 앞선 9회초 1사 2루서 박영현이 공을 넘겨받았다. 박영현은 후속 최재훈을 범타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나온 타자가 박정현이었다.

박정현은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박영현의 5구째를 공략해 좌전적시타를 뽑았다. 한화는 박정현의 타점으로 영패를 모면할 수 있었다. 1루에 도착한 박정현은 환하게 웃었고, 박영현의 표정은 굳었다. 박영현은 이어 나온 타자를 잡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켰지만, 실점했다는 점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7일 경기에서도 다시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었으나, 박영현이 연장 11회초 1사 만루서 최재훈을 병살타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대기타석에선 박정현이 준비하고 있었다.

둘이 걸어온 길은 약간 다르다. 수원 유신고에서 함께 운동하며 성장했지만, 형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에야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 동생은 KT의 마지막 1차지명 선수가 돼 수원을 떠나지 않았다. 신인이지만 좋은 공을 지니고 있어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고 있다. 형제의 다음 대결은 어떤 모습일까.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