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드라마 열풍, 장애인 관심 증폭…우영우가 바꾼 것들

입력 2022-08-0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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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가 15%대(닐슨코리아) 시청률을 뛰어넘고 글로벌 인기까지 얻으면서 방송가 안팎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각 드라마 제작사는 ‘막장’ 코드 대신 ‘우영우’처럼 따뜻하고 감성적인 이야기를 집어 들었고, 시청자 사이에서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응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스타’ 작가·연출자 중심으로 ‘착한 드라마’ 제작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20 19년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을 히트시킨 임상춘 작가는 한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성장 이야기를 ‘미생’을 연출한 김원석 PD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 ‘동백꽃 필 무렵’ 연출자인 차영훈 PD도 세 자매를 주인공으로 해 제주의 한 시골 마을 일상을 담은 드라마를 기획 중이다. 배우 한석규·김서형 주연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암 투병 중인 아내의 밥상을 차리는 남편의 일기를 드라마로 옮겨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왓챠로 공개한다.

자극적인 설정이 없는 잔잔한 드라마는 화제몰이에 불리해 제작하기 꺼려했던 방송가의 분위기가 확 바뀐 셈이다. 이에 대해 8일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우영우’가 넷플릭스 ‘세계 많이 본 TV프로그램’ 4위까지 올라 스릴러, ‘막장’ 등 강렬한 소재가 아니어도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면서 “덕분에 자극적인 소재에 편중됐던 제작진의 시선이 한층 폭 넓어진 분위기”라고 밝혔다.

드라마는 나아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야기 시키고 있다. 자폐인에 관한 책인 ‘아들의 답장을 기다리며’, ‘특별한 아이에서 평범한 아이로’ 등은 ‘우영우’ 방영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아들의 답장을 기다리며’를 출간한 출판사 꿈꿀자유의 양현숙 편집장은 8일 “드라마로 인해 관련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자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면서 “관련 소재의 책들을 계속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29일 한 자폐성 발달장애 남성이 안전 등의 이유로 여객기에서 하차 조치된 사건은 ‘우영우’를 향한 대중적인 관심과 맞물리며 화제가 됐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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