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안타 3타점·상대 타율 0.410…친정팀만 만나면 폭발하는 박건우 [잠실 스타]

입력 2022-08-10 2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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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건우. 스포츠동아DB

“전화를 너무 자주 해서 귀찮아.”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54)은 1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령탑과 제자로 함께했던 상대 중심타자 박건우(32)를 언급했다.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스승을 향해 달려온 제자를 향한 반가움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박건우는 김 감독뿐 아니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등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박건우는 친정팀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9게임에서 0.382(34타수 13안타·2타점)의 고타율을 자랑했다. 게다가 경기 전 기준으로 6위 두산과 7위 NC의 격차는 불과 2.5경기였다.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포기할 단계가 아니기에 그만큼 치열한 승부가 예측됐다.

이 승부를 지배한 이는 박건우였다. 이날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6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NC의 11-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타율도 종전 0.347에서 0.351(242타수 85안타)까지 끌어올렸다. 허벅지 부상으로 42일간 전열을 이탈했다가 돌아온 7월 12일부터 나선 17경기에서 타율 0.397(73타수 29안타), 2홈런, 13타점의 맹활약이다. 3연승에 성공한 NC(41승3무53패)는 두산(43승2무52패)과 간격을 1.5경기차로 좁혔다.

첫 타석부터 우중간 2루타를 쳐낸 박건우는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마다 안타를 추가했다. 3-0으로 앞선 4회초 1사 2루선 좌전적시타를 뽑았고, 5회초 2사 만루서도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NC로선 1사 만루에서 손아섭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 흐름이 끊겼지만, 박건우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4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

박건우의 올 시즌 두산전 성적은 이날을 포함해 10경기에서 타율 0.400(40타수 16안타), 5타점이다. 아직 6차례나 맞대결이 남아있는 터라 두산으로선 그만큼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반대로 NC는 박건우가 너무도 든든하다.

이날 친정팀을 울린 이는 박건우뿐만이 아니었다. 두산 출신 NC 선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맹활약을 펼쳤다. 포수 양의지는 8회초 사구를 맞고 교체될 때까지 2안타 2타점을 포함해 100% 출루하는 한편 선발투수 이재학의 6이닝(67구) 3안타 2삼진 무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이재학도 2012시즌 NC 입단 전까지 2년간(2010~2011시즌) 두산에서 뛰었다. 두산으로선 여러모로 속이 쓰린 하루였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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