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노장 투혼…조카뻘 선수도 문제없다

입력 2022-08-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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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에서 50대까지 노장들의 투혼이 화제다. 남태희(50), 박종현(54), 박일호(48·이상 왼쪽부터)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좋은 성적으로 후배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벨로드롬 누비는 중년 3인방 남태희·박종현·박일호

50세 남태희 상승세 8월 단골 입상
54세 박종현, 선행 승부 경기 주도
철저한 관리…후배들 ‘롤모델 1위’
48세 특선급 박일호도 기량 회복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영국 프로축구 구단 리버풀의 전설적인 감독 빌 샹클리가 한 말이다. 전성기가 지나 경기력이 예전같지 않은 노장이라고 해도 본래 지닌 재능은 변함없다는 말이다. 지금 벨로드롬에서는 샹클리 감독의 이 말이 새삼 떠오르게 하는 노장들의 투혼이 화제가 되고 있다. 40대 후반에서 50대를 넘은 선수들이 조카뻘, 아들뻘 선수들과 당당히 맞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남태희,무시할 수 없는 선행 강자

남태희(4기 미원)의 올해 나이는 50세다. 올 초에는 하위권에서 맴돌다 타 선수를 낙차시키고 자신도 낙차 실격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차츰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더니 8월부터는 입상권에 꼬박꼬박 이름을 올리고 있다.

5일 부산 2경주에서는 기습선행으로 2위를 기록하며 당시 축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쌍승식 61.1배의 배당을 선사했다. 이 경주를 기점으로 입상행진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삼복승권에서는 빼면 안 되는 핵심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 체력적인 한계만 잘 극복한다면 혼전 경주나 강선행이 없는 편성에서의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박종현, 늘 한결같은 우수급의 투사

우수급 최고령자 박종현(6기 세종 54세)은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경륜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세종팀의 맏형이자 정신적인 리더로 젊은 선수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에 땀을 흘린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버티고 있다는 그는 경륜 후배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롤모델 선수이기도 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승부거리가 짧아지기 마련인데 박종현은 늘 선행 승부를 펼치며 경기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적은 젊은 선수들과 겨루면서 기복이 있지만 그래도 올해 우승 2회, 2착 4회, 3착 3회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박일호, 특선급에서 서서히 기량 회복

특선급 최고령자는 박일호(10기 구미 48세)다. 특선급 막내인 26기 신예 이태운(동광주 25세)과는 나이 차이가 무려 23살이다. 올해는 아직까지 첫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최근 삼복승 안에 2회 연속 이름을 올리며 기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7월 30일 광명 16경주에서는 현 경륜 최강자인 임채빈 후미를 차지했던 젊은 선수들과 맞붙어 마크를 빼앗아 3착하며 삼복승 163.1배의 배당을 만들었다. 공백기로 인해 예전보다는 안전한 경주를 펼치고 있지만 승부를 걸 때는 확실하게 나서는 선수이다.

명품경륜 승부사 김순규 수석기자는 “남태희, 박종현, 박일호 등이 오랜 세월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 때문이다. 이들은 자기관리만 잘한다면 50세를 넘어서도 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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