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롯데는 언제나 최고” 응원한 ‘사직 할아버지’ 마허 교수, 16일 별세

입력 2022-08-16 2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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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씨에도 롯데 관중석을 지킨 마허 교수.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사직 할아버지’로 유명한 롯데 자이언츠 팬 케리 마허(68·미국) 전 영산대 교수가 별세했다.

롯데 구단은 마허 교수가 16일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별세했다고 전했다. 마허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합병증을 앓다가 눈을 감았다. 롯데 구단은 부산 아시아드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구단 근조기를 설치하고, 상조물품과 음료, 주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석환 롯데 대표이사도 조화와 부의금을 전달했다. 1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선 경기 전 추모 묵념이 진행된다.

마허 교수는 롯데의 상징적 팬이었다. 코로나19 집중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선수단을 비롯해 많은 롯데 팬이 그의 쾌유를 기원했다. 롯데는 그가 부산과 롯데 야구를 알린 공을 높이 사 시구자로도 2차례 초청한 바 있다. 영산대에서 퇴직한 뒤 비자 문제를 겪던 때에는 성민규 롯데 단장과 구단의 도움으로 한국에 남아 외국인선수, 지도자 관련 업무를 맡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마허 교수님 덕분에 우리 선수들이 심적으로 많이 편안해했다”고 돌아봤다.

롯데로 인연을 맺은 신본기, 황재균, 김준태, 박시영 등을 응원하기 위해 지난해 두산과 KT의 한국시리즈가 열린 고척스카이돔에 방문한 마허 교수. 스포츠동아DB


마허 교수는 롯데의 가족이었다. 롯데를 통해 맺은 인연을 늘 소중하게 여겼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선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뛴 롯데 출신 선수들을 응원하러 고척스카이돔을 찾기도 했다. 당시 그는 “나는 신본기 선수를 비롯해 롯데에서 많은 추억을 함께한 선수들이 다른 팀 유니폼을 입었더라도 사랑한다. 황재균 선수도 내겐 정말 환상적인 선수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너무도 많은 추억을 안겨 줬기에 지금도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마허 교수는 홈·원정 가리지 않고 롯데 관중석을 늘 지켜왔다. 2020년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그는 치료 후에도 야구장을 꾸준히 찾았다. 지난해 다시 야구장을 찾은 그는 “롯데는 나와 수년간 함께하며 관계를 쌓아온 구단이다. 내 건강에 대해서도 꾸준히 신경 써준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내게 롯데는 언제나 최고의 팀이다. 매년 멋진 추억을 선물해준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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