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손잡은 최태원…‘넷제로’ 앞당긴다

입력 2022-08-17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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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여의도에서 회동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왼쪽부터). 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SK, 美 차세대 SMR 기업에 3000억원 투자

‘테라파워’ 원자로 상용화 사업 참여
무탄소 전력 수급해 탄소중립 실현
“8년내 세계 감축 목표량의 1% 기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손을 잡았다.

SK㈜와 SK이노베이션(이하 SK)은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3000억 원을 지분 투자하기로 했다. SK가 원자로 관련 투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해 온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 및 ‘넷 제로(Net-Zero)’ 조기 달성 전략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차세대 원전 업계 최대 규모 투자

SK는 미국의 SMR 설계 기업인 테라파워의 7억5000만 달러(약 9795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빌 게이츠와 함께 공동 선도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15일 밝혔다. 테라파워의 이번 투자 유치는 지금까지 차세대 원전 업계에서 이뤄진 단일 기업 투자액으로는 최대급이다. 이를 통해 테라파워가 진행 중인 SMR관련 혁신기술 개발 및 사업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는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받아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향후 우리나라와 동남아 등에서 진행될 테라파워의 원자로 상용화 사업에 참여해 무탄소 전력 수급을 통한 탄소 중립 실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기술을 보유한 원전 업계의 혁신 기업이다. SFR 기술은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 냉각재로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증기를 발생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4세대 원전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핵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동시에 높은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미국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태원 회장, 1년간 검토 끝에 투자 결정

SK의 테라파워 투자는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넷 제로’ 조기 달성을 결의한 뒤 1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관련 투자 방안을 검토한 끝에 이뤄졌다.

SK는 지난해 10월 최 회장 주도로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 감축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으며, ‘탄소 배출 없는 안전한 전력원’으로서 SMR 경쟁력에 주목해왔다.

테라파워는 SMR 외에도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액티늄-225(Ac-225) 생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액티늄-225는 정상 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를 표적, 파괴하는 표적 알파 치료제의 원료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K는 테라파워와 기존에 투자한 바이오 기업들 간 협력을 통해 치료제 개발 및 위탁생산 등 바이오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 김무환 그린투자센터장은 “테라파워의 혁신적 차세대 소형원전 기술과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에 SK의 다양한 에너지,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연계시키면 강력한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테라파워 크리스 르베크 CEO는 “테라파워는 기술 혁신을 통해 기후위기와 암 등 우리 세대가 당면한 가장 도전적인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한국을 방문 중인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공동이사장과 만나 저개발국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는 등 글로벌 공중보건 증진을 위한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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