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예대금리차 6.33%…19곳 중 가장 커

입력 2022-08-23 0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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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홈페이지에서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행됐다.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쉽게 비교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촉진한다는 취지다. 사진은 최근 서울 한 시중은행 외벽에 설치된 대출 관련 현수막. 사진 | 뉴시스

이자 장사 한눈에 비교…은행별 예대금리차 첫 공시

인터넷은행선 ‘토뱅’ 5.6% 최고
은행硏 소비자포털서 정보 제공
개인 신용에 따른 비교 손쉬워져
은행 간 금리 경쟁에 불붙을 듯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은행권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공시가 22일 오전 11시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홈페이지에서 시행됐다.

그간 은행권은 매 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예대금리차를 공시해왔다. 공시 주기가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되고, 예대금리차 산출 대상이 잔액에서 전월 신규 취급액으로 바뀐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대출금리의 경우, 기존 은행별 자체 신용등급 기준 5단계에서 신용평가사(CB)의 신용점수를 50점 단위로 나눈 9단계 공시로 세분화해 개인 신용점수 구간에 따른 은행별 평균 대출금리를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며 금융 소비자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쉽게 비교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전북은행, 가계대출 예대금리차 1위


예대금리차는 직전 달의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평균 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값으로 산출한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대출금리가 높고 수신금리는 낮은 것으로, 은행은 이자이익이 증가해 수익성이 향상되는 반면,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은 늘어나는 셈이다.

크게 가계대출 기준 예대금리차와 기업대출 금리까지 포함한 대출평균 기준 예대금리차로 구성됐다.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9개 은행 중 전북은행이 6.33%로 가장 컸다. 서민금융진흥원 연계대출인 햇살론뱅크, 햇살론유스 비중이 높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5대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1.62%로 가장 컸다. 이어 우리은행·NH농협은행 1.40%, KB국민은행 1.38%, 하나은행 1.04% 순이다. 신한은행 측은 “이번 가계대출 예대금리차 산출 시 고금리인 서민금융의 비중이 올라가면서 대출 금리가 올라갔다”며 “금리변동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정금리대출 활성화 정책을 취하면서 가계대출금리가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했다. 인터넷은행에서는 토스뱅크 5.60%, 케이뱅크 2.46%, 카카오뱅크 2.33%로 나타났다.

기업대출 금리까지 포함한 대출평균 예대금리차에서는 토스뱅크가 5.65%로 19개 은행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이 1.36%로 가장 컸다. 이어 우리은행 1.29%, KB국민은행 1.18%, 신한은행 1.14%, 하나은행 1.10%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2.45%, 카카오뱅크는 2.33%다.

토스뱅크 측은 “상대적으로 중·저신용자의 비중이 높아 평균 대출금리가 타 은행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며 “2%대 금리의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 통장) 중심의 사업적 특성이 수신금리에 반영되지 않아 수신금리가 고객이 실제 체감하는 금리보다 낮게 공시됐다”고 했다. 토스뱅크의 대출 고객 중 중저신용자 비율은 7월 말 기준 약 38%다.



●수신금리 인상으로 코픽스 상승 우려

예대금리차 공시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은 ‘폭리 1위 은행’이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얻지 않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는 등 자체적으로 수신금리를 조정해 왔다. KB국민은행이 ‘KB스타 정기예금’ 금리를 연 3.12%로, 신한은행이 ‘쏠 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연 3.20%로, 하나은행이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연 3.40%로, 우리은행이 ‘WON플러스 예금’ 금리를 연 3.16%로 인상한 것이 대표적 예다.

하지만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한 은행권의 가파른 수신금리 인상이 오히려 대출 금리를 올려 대출자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비롯한 변동금리 대출 상품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금리 산정 기준으로 삼는데, 코픽스는 은행의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바탕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이 앞 다퉈 수신 금리를 인상하면 조달 비용이 늘면서 대출 금리가 올라 오히려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수신금리 인상은 현금 자산가들이나 고소득층에 더 큰 혜택으로 돌아가지만 대출금리 상승은 중산층이나 서민·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이 된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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