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했던 여자배구 드래프트, 신인왕 경쟁은 이선우 독주체제

입력 2021-02-24 1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선우 . 사진제공 | KOVO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신인드래프트는 33%라는 저조한 취업률을 남겼다. 그러나 “눈높이에 드는 선수가 많지 않다”던 감독들의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 실제로 올 시즌 제대로 코트를 밟은 선수들도 많지 않다. 신인왕 경쟁이라는 단어조차 어색한 것이 현실이다.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된 세터 김지원은 8경기(17세트)만 소화하고 발목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3순위로 IBK기업은행에 뽑힌 한정민(2경기 2세트), 4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한 레프트 김정아(6경기 7세트)도 코트에 나설 일이 많진 않았다. 그나마 장점이 확실한 선수들은 원포인트 서버의 역할이라도 가능하지만, 아직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새내기들에게 중책을 맡기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올 시즌에는 순위경쟁도 치열하기에 주전선수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5순위 흥국생명 박혜진(세터)과 6순위 현대건설 한미르(리베로)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박혜진은 주전 세터였던 이다영이 과거 학교폭력 사실이 알려져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뒤로 김다솔의 백업 역할을 맡고 있다. 수비와 서브에 강점이 있는 한미르는 16경기(43세트)를 소화했다. 백업 역할이라도 코트를 밟는다는 것은 웜업존을 지키는 것과 차원이 다른 성공 체험이다.


가장 강렬하게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선수는 2순위로 KGC인삼공사에 지명된 레프트 이선우다. 올 시즌 성적은 15경기(20세트)에서 총 25득점, 공격성공률 29.33%다. 냉정히 말해 표본이 크진 않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6일 IBK기업은행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11점을 따내는 등 공격은 물론 리시브에도 적극 가담하며 팀에 필요한 역할을 척척 해냈다. 단연 올 시즌 신인들 중 가장 돋보인다. 184㎝의 큰 키를 앞세운 사이드블로킹에 능하고, 배짱도 두둑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선수들의 출전 빈도가 워낙 낮은 탓에 어부지리의 측면도 있지만, 애초부터 1순위로 거론됐던 자원인 만큼 지금의 신인왕 독주체제는 본인에게 또 하나의 책임감과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24일 “이선우는 레프트 출신의 장영기, 안준찬 코치가 전담으로 붙어서 체계적 훈련을 하고 있다”며 “꾸준한 보강훈련을 통해 기술적 측면에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격도 활달해서 언니들과도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