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축구스타의 악행 주장…초대형 악재에 대책 고심한 K리그

입력 2021-02-24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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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기성용.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 전체를 뒤엎을 엄청난 폭로가 터져나왔다.

법무법인 현(HYUN)의 박지훈 변호사는 24일 K리그 수도권 명문구단의 국가대표 출신 스타(A선수)가 초등학교 시절인 2000년 1~6월, 동료 B씨(모 대학 외래교수)와 함께 1년 후배인 C씨(전직 선수)와 D씨(현직 에이전트)에게 수십여 차례에 걸쳐 유사성행위를 강요했고, 이를 거절하면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다는 충격적 내용을 서면으로 공개했다.

문건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소식을 접한 네티즌과 축구팬들은 A선수를 기성용(32·FC서울)으로 추정해 지목했고, 선수가 자신의 에이전시를 통해 “이번 내용과 관련 없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면서 파장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일단 K리그를 관장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서울 구단은 철저히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짐승 같은 가해자들에게 과연 배려가 필요할까 싶지만 피해자들이 스스로 깨우칠 기회를 주자는 뜻을 전해 (성폭력) 시기를 두루뭉술하게 표현했다”고 했으나, 사건이 워낙 오래 전에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아직 진실이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K리그 상벌규정 ‘유형별 징계기준’에 따르면, K리그 비방 및 명예실추 행위에 대해선 사건 관련 개인에게 6개월 이상 자격정지 및 출장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건은 무 자르듯 단순히 접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더욱이 서면 내용이 여러 언론 매체들의 보도로 알려지고, 선수의 에이전시가 ‘사실 무근’ 입장을 표명할 때까지 서울 구단조차 박 변호사 등 피해자 측과 연락이 닿지 않아 가장 기초적인 상황마저 파악할 수 없었다. 구단도, 프로축구연맹도 당분간 자세를 낮추고 사태를 관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굉장히 민감하고 불편한 이슈임에 틀림없다. 피해 주장이 계속되고 가해자로 지목된 쪽이 반발을 이어가면 끊임없는 소모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리그는 당장 27일부터 3월 1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정규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있다.

최근 여자프로배구에서 시작해 프로야구, 프로농구 등 국내 스포츠 전반으로 학교폭력 사태가 확산된 가운데 K리그의 타 구단들도 선수단 자체 점검을 계획하며 조심스레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잔뜩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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