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SK 와이번스가 남긴 21년의 발자취

입력 2021-03-04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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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창학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의 전지훈련. 스포츠동아DB

2000년 3월 창단해 KBO리그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던 SK 와이번스가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1월 26일 구단의 지분 100%를 보유한 SK텔레콤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구단 양도·양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2월 23일 본 계약이 성사됐다. 제주 서귀포 강창학공원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선수단도 5일 청백전을 끝으로는 더 이상 SK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 애초부터 회계 과정이 마무리되는 이날까지만 SK 유니폼을 입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홈구장인 문학구장의 SK 색깔을 지우는 작업은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제는 신세계의 로고가 구장을 수놓는다.

SK는 2000년 이후 KBO리그 최강팀 중 하나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아 3차례 통합우승을 달성했고, 2018년에도 KS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21년간 12차례의 포스트시즌(PS)과 8차례의 KS를 경험한 것만으로도 강팀의 칭호가 아깝지 않다.

현재 팀의 주축인 최정, 한유섬, 이재원, 김강민, 박종훈, 문승원 등은 모두 신인드래프트에서 SK에 지명돼 성장한 ‘원 클럽 맨’이다. 체계적 육성 시스템을 앞세워 외부영입을 최소화하고도 강팀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팀의 상징이었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2020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성공적인 첫해를 보냈다.

신세계그룹도 5일 새로운 팀명을 발표할 것이 유력하다. 2월 27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천의 상징인 공항을 중심으로 팀명을 정했다”고 밝히면서 궁금증이 증폭됐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이 착륙을 뜻하는 ‘랜더스’의 상표권과 ‘ssglanders.com’의 도메인 등록을 마쳐 사실상 팀명이 정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인수 MOU를 체결한 뒤 캠프를 진행 중인 선수단에 커피를 전달하고, 본 계약 체결에 맞춰 추신수의 영입을 발표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돔구장 건설에 대한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SK의 매각 사실에 아쉬워하던 팬들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진정성을 인정받은 만큼 이제는 성적과 더불어 인천야구의 자존심을 지킬 일이 남아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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