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1일 상장…4조원 실탄 확보

입력 2021-03-07 1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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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이번 주 내 미국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 등에 따르면 쿠팡은 10일(현지시간) 최종 공모가를 산정할 예정이다. 공모가가 정해지면 11일부터 거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 1억2000만 주를 주당 27~30달러에 판매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36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이제 관심은 쿠팡이 이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지에 모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하는 동시에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쓸 것으로 보고 있다.

풀필먼트 강화·인력 채용
우선 쿠팡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히는 물류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최대 경쟁사로 떠오른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협업을 강화하는 등 유통업계 전반에 물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쿠팡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약 3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아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현재 국내 30개 도시에 약 150개의 물류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쿠팡은 7개 지역에 풀필먼트 센터를 추가로 세울 계획이다. 풀필먼트는 판매자 주문에 맞춰 보관하던 상품을 포장, 출하, 배송까지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물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풀필먼트 확대가 필수적이다.


인력 채용도 확대한다. 2025년까지 약 5만 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다. 쿠팡의 현재 직원 수는 약 5만 명으로 추정된다. 배송직원 등은 물론 최근 수요가 늘어난 개발자 확보 경쟁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쿠팡은 최근 공격적으로 개발자를 영입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신입 개발자들에 연봉 6000만 원을 제시했다.

쿠팡플레이·쿠팡이츠 강화
쿠팡은 물류 강화와 인력 채용 외에 IPO로 확보한 자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 밝히지 않았지만, 신규 사업 확장에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쿠팡은 현재 크게 온라인쇼핑 ‘쿠팡’ 외에 배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서비스 ‘쿠팡이츠’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멤버십인 ‘와우’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 플레이’도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다.


먼저 쿠팡이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기업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매물로 나온 배달 앱 2위 ‘요기요’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요기요를 품을 경우 수도권 중심의 서비스를 단번에 전국 단위로 확장할 수 있다. 시장 점유율도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늘어난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배달의민족 사용자는 1373만 명, 요기요는 717만 명, 쿠팡이츠는 258만 명이다.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만큼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서비스를 넓히는 데도 투자를 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마존 프라임’같은 OTT ‘쿠팡 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론칭한 쿠팡플레이는 별도 서비스가 아닌 월 2900원의 ‘와우’ 멤버십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멤버십 회원들을 붙잡아 두는 이른바 ‘락인’ 전략의 서비스다. 쿠팡플레이는 BBC, 워너미디어 등 해외 공급사, CJ ENM 등 국내 공급사를 포함해 중국, 일본, 대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실시간 중계하기 시작했다. 쿠팡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발굴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아마존 웹서비스(AWS)’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쿠팡은 지난해 ‘쿠팡 클라우드샵’ 등의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외에 실리콘밸리, 시애틀, LA, 베이징, 상하이, 싱가포르 등에 오피스를 두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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