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온다…토종 OTT 생존 안간힘

입력 2021-04-11 1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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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을 앞두고 토종 OTT들이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콘텐츠 확장을 위해 경쟁사와 손을 잡는 합종연횡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에 들어오는 또 하나의 공룡을 맞아 토종 OTT들이 생존 방법을 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디즈니, 웨이브서 콘텐츠 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서비스 개시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OTT에서 자사 콘텐츠를 철수했다. 웨이브에 따르면 월정액 영화 상품에서 제공하던 ‘어벤져스’, ‘스타워즈’, ‘겨울왕국’ 등 100여 편의 디즈니 콘텐츠를 이달 말까지만 서비스한다. 권리사인 디즈니의 요청에 따른 조치다. 하반기 국내 서비스를 앞둔 디즈니플러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웨이브의 대주주인 SK텔레콤의 박정호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이와 관련해 “디즈니가 웨이브를 경쟁관계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디즈니는 2019년 디즈니플러스를 출범하기 전에 넷플릭스에서도 콘텐츠 제공을 중단했다. 업계는 웨이브 외에 다른 국내 OTT에서도 콘텐츠 제휴가 종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디즈니는 또한 최근 신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대표로 오상호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사업부 전무를 임명했다. 오 신임 대표는 국내 영화 세일즈, 배급 및 마케팅 업무를 비롯해 각종 영화 관련 업무를 총괄해 온 미디어·콘텐츠 전문가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에서 디즈니플러스를 포함한 국내 사업 운영을 최적화하고, 비즈니스 혁신을 이끌며 디즈니 코리아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통신기업들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 등이 디즈니플러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시장 장악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로 국내 OTT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디즈니플러스까지 진출할 경우 설 자리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용자가 급격히 늘었다. 전 세계 가입자는 2억 명을 넘었고, 한국에서도 큰 폭의 성장을 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2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 사용자 수(MAU)는 1001만3283명으로 지난해 1월(470만4524명)보다 113%나 증가했다. 이는 토종 OTT 웨이브, 티빙, U+모바일tv, 시즌, 왓챠를 다 합친 것과 비슷한 수치다.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콘텐츠에 5억 달러(약 56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K콘텐츠 선점에도 나섰다.

토종 OTT 대규모 투자로 대응

국내 OTT 기업들은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 등 외산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인 오리지널 K-콘텐츠를 확보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웨이브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5년까지 총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대주주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1000억 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웨이브는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전략본부를 신설하고,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영입도 추진 중이다. 상반기 중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도 설립할 예정이다.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SK텔레콤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관련 협업을 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OTT ‘시즌’을 서비스 중인 KT는 콘텐츠 전문 법인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고 대규모 콘텐츠 투자에 나선다. 스튜디오지니는 2023년 말까지 원천 IP 1000여 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를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이를 위해 40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업체 간 콘텐츠 협력도 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일부를 웨이브를 통해 선보였고,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CJ CGV, KDX 등과 함께 ‘미디어 데이터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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