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추진에 분노한 맨유 팬들 경기장 난입…사상 초유의 경기 연기

입력 2021-05-03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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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이 유러피언 슈퍼리그(ESL)에 참여한 것에 대해 시위를 벌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팬들의 경기장 난입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가 연기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맨유 팬 200여명은 2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맨유와 리버풀 간의 EPL 34라운드를 앞두고 경기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후 이들은 그라운드 안까지 진입해 코너 플래그를 뽑고 홍염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현지 경찰 2명이 크게 다쳤다. 맨유와 리버풀이 선발 출전 명단까지 공개한 가운데 양측 구단과 EPL 사무국, 경찰 당국의 논의 하에 결국 경기는 연기됐다. 팬들의 시위로 EPL 경기가 연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BBC는 전했다.

팬들이 시위한 이유는 맨유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이 유러피언 슈퍼리그(ESL)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ESL은 EPL 빅6를 포함해 유럽의 주요 빅클럽들이 모여 치르는 ‘그들만의 리그’다.

ESL은 주변의 반발과 압박 속에 와해 수준에 이르렀고, 맨유 역시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후폭풍이 이어졌다. 특히 ESL 출범에 앞장선 것이 확인된 글레이저 가문의 퇴진 요구가 거셌다. 미국 글레이저 가문은 2005년 맨유를 인수했다. 팬들은 구단주에 대해 “신뢰 제로(0)”라고 비난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당국은 “참가자 상당수가 평화 시위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려 하지 않았다는 게 명백하다”고 밝히면서 관련자를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PL 사무국은 “(팬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모든 폭력, 범죄, 불법 침입 행위를 비판한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위반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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