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서 호평받은 제네시스, 유럽 진출 공식선언

입력 2021-05-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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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올 여름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대형 럭셔리 세단 G80과 대형 SUV GV80을 먼저 선보인 뒤, 2022년까지 3종의 전기차를 투입해 전동화 브랜드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사진제공|제네시스 브랜드

“철저한 현지화·전동화 전략으로 승부수”

GV80, 美서 사전계약 2만대 기록
G80도 독보적인 디자인으로 인기
독일·영국·스위스에 체험공간 마련
전동화로 신생 브랜드 한계 돌파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제네시스는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 주요 매체를 대상으로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유럽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본격적인 판매는 올해 여름부터이며 독일, 영국, 스위스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G70, GV80, G80 연이은 호평

제네시스는 2019년 엔트리 모델인 G70이 미국 최고 권위의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모터트렌드는 G70을 “벤츠 C클래스보다 날카로우며, 아우디 A4보다 기민하고, 스포츠 세단의 교과서라 불리는 BMW 3시리즈를 긴장시키는 모델”이라고 평가해 미국 소비자들이 제네시스 브랜드를 재평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20년 1월에 출시한 GV80은 국내 럭셔리 대형 SUV 시장을 평정한 뒤 12월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사전예약 2만 대를 기록하며 돌풍을 예고했고, 올해 1분기에만 4482대가 팔리며 미국 럭셔리 SUV 시장에 안착했다.

이어 3월 선보인 3세대 G80은 디자인, 첨단 편의 사양, 주행 감성 등 모든 면에서 독일 3사 경쟁 모델을 따라잡았다는 평가를 받은 상징적인 모델이다. 특히 디자인이 독보적이다. 역동성과 클래식한 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매력적인 디자인과 여백의 미를 강조한 ‘가장 한국적인 인테리어’를 앞세워 벤츠 E클래스와 BMW5 시리즈가 평정한 국내 럭셔리 E세그먼트 시장에서 수입차의 확실한 대항마로 자리매김했다.

제네시스 GV80. 사진제공|제네시스 브랜드


상품성 강화·현지화 전략으로 유럽 공략

제네시스는 국내와 미국에서 검증을 마친 GV80, G80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노크한다. 사실 제네시스는 지난 2015년 2세대 G80 세단을 유럽 시장에 선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는 판매라인도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도 없었다. 이렇다할 반응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조용히 잊혀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상품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한 제네시스는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연착륙을 시도한다.

우선 브랜드 체험 공간이자 판매 거점인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독일 뮌헨, 영국 런던, 스위스 취리히 3곳에서 먼저 선보인다. 비대면으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구축하고, 차별화된 고객 맞춤형 서비스인 ‘제네시스 퍼스널 어시스턴트’도 운영한다.

물론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치명적인 약점과 높은 벽도 존재한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론칭해 이제 6년 차를 맞은 신생 브랜드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벤츠와 BMW가 가진 럭셔리 헤리티지(전통)가 제네시스에는 없다. 유럽에서 내연기관차로 정면 승부를 펼치기 어려운 이유다.

제네시스의 전기차 디자인 역량을 보여주는 전기차 기반 GT 콘셉트카 제네시스 X. 사진제공|제네시스 브랜드



제네시스가 유럽 시장에 2022년까지 3종의 전기차를 투입해 전동화 브랜드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G80, GV80, GV70 등을 통해 브랜드의 뛰어난 디자인 역량과 혁신적 상품성을 알린 뒤, 전동화 브랜드로 전환하면 더 효율적인 유럽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

3월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이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는 전기차 기반 GT 콘셉트카 ‘제네시스 X’에 힌트가 있다. 제네시스는 럭셔리 브랜드가 반드시 갖춰야 하는 플래그십 쿠페나 고성능 GT 모델이 없다. 이런 약점을 역대급 디자인이라고 ‘칭송’받고 있는 제네시스 X와 같은 고성능 하이테크 모델 출시를 통해 상쇄해야 한다.

이제 막 개화하고 있는 유럽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서 ‘차별화된 디자인과 성능으로 새로운 전통을 만드는 전동화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야, 이 어려운 도전이 성공할 수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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