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카카오, 해외서 K콘텐츠로 격돌

입력 2021-05-11 1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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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왼쪽)-카카오페이지.

네이버와 카카오가 K콘텐츠를 가지고 해외 시장에서 제대로 맞붙는다. 양사는 나란히 북미 웹소설 및 웹툰 업체를 인수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국내에서 시작해 일본으로 전장을 넓힌 뒤, 북미와 유럽까지 확장하며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을 놓고 겨루는 모양새다. 양사는 K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고 해외 인기 콘텐츠를 국내로 역수출하는 한편, 원천 지적재산권(IP)을 영상화 하는 등 영역을 빠르게 넓힐 방침이다.

북미 유력 플랫폼 나란히 인수

네이버는 ‘왓패드’의 인수 건을 이달 초 마무리했다고 11일 밝혔다. 6억 달러(약 6714억 원)에 지분 100%를 사들였다. 왓패드는 매월 9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230억 분을 사용하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웹소설 1위와 웹툰 1위(네이버웹툰, 월간 사용자 7200만 명)를 합친 스토리텔링 플랫폼으로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이끌어간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웹툰의 IP 비즈니스 노하우와 수익화 모델을 기반으로 왓패드의 플랫폼과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최고경영자(CEO)는 “왓패드와 네이버웹툰의 결합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토리텔링 콘텐츠 기업의 탄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이사회에서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11일 밝혔다. 타파스는 지분 100%를 확보했으며, 가격은 5억1000만 달러(약 6000억 원)다. 래디쉬는 이달 중 최종 인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가격은 4억4000만 달러(약 5000억 원)다. 북미 최초의 웹툰 플랫폼 타파스는 지난해 매출이 2019년보다 5배 늘었다. 래디쉬는 모바일 특화형 영문 소설 콘텐츠 플랫폼으로 지난해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엔터는 두 플랫폼을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 본격 진출해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또 한번 진화하는 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웹툰과 웹소설이 스토리텔링과 팬층을 가진 ‘원 소스 멀티 유즈’(OSMU)의 대표 원천 콘텐츠인 만큼 양사는 다양한 영역으로 IP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웹툰의 웹소설화, 웹소설의 웹툰화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영상 사업을 하는 스튜디오N과 왓패드 스튜디오의 협업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총 167개(왓패드 90개, 네이버웹툰 77개)의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영상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웹툰 미국 법인은 지난해 말 웹툰 IP 기반의 미국 현지 작품 영상화를 위해 버티고 엔터테인먼트 등과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카카오는 올해 초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해 카카오엔터를 출범했다. 원천 스토리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카카오페이지와 음악, 드라마, 영화, 디지털, 공연 등 콘텐츠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한 카카오M의 결합으로 IP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 이어 북미 유럽으로도 확장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과 웹소설 서비스를 전 세계로 확대하며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가장 뜨거운 곳은 일본이다. 일본 만화 시장은 약 5조7000억 원 규모로, 전 세계 1위다. 2019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디지털 만화 시장 매출이 종이 만화 시장을 앞질렀다.

카카오는 카카오재팬의 서비스 ‘픽코마’로 일본 시장에서 큰 성과를 냈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조사업체 앱애니의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픽코마는 월간 기준 일본 양대 앱마켓에서 비게임 부문 모든 앱 중 통합 매출 1위에 올랐다. 한국 웹툰의 힘이 컸다. 카카오재팬은 한국 웹툰 콘텐츠 발굴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한국 내 첫 번째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라인망가’로 앞서 일본 시장을 공략한 네이버는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소싱을 강화해 왕좌를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1분기 사용자 수가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었고, 거래액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 외 시장으로도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내달 대만과 태국 시장에도 자체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중국과 인도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네이버웹툰도 아시아를 넘어 남미와 유럽 등에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왔다. 2019년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를 선보이며 진출한 유럽 시장에선 최근 독일어 버전도 내놨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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