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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헬스동아

[전문의 칼럼]뇌졸중 환자 살리는 전문치료센터 턱없이 부족

곽효성 전북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 학술이사
입력 2022-11-09 03:00업데이트 2022-11-09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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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뇌졸중 치료
매년 환자 10만 명 발생하는데 전문치료센터는 전국에 단 67곳
골든타임 놓쳐 사망-후유증 늘어… 전문인력-설비 구축해 관리해야
게티이미지코리아게티이미지코리아
곽효성 전북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 학술이사곽효성 전북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 학술이사
입동(立冬)을 지나며 절기상 겨울에 들어섰다.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 탓에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혈관 건강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 질환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기온변화가 심한 환절기와 겨울철에 더 많이 발생한다. 뇌졸중에는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뇌출혈’이 있다. 뇌졸중 환자의 약 80%는 뇌경색으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고 다양한 후유 장애에 의해 막대한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지불하므로 사전 예방과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뇌경색 치료의 핵심은 최대한 빨리 병원에 도착하는 것이다. 증상이 나타난 후 4.5시간 내에 내원해야 정맥 혈전 용해제를 투여해 혈전을 녹여 혈류를 복구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상 발현 수 4.5시간이라는 ‘골든타임’ 내에 치료를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빨리 도착한 환자 중에도 출혈성 합병증 때문에 이 방법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약물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환자의 폐쇄된 혈관 개통률을 높이기 위해 기계적 혈전 제거술을 광범위하게 시행하고 있다. 이는 막힌 동맥 부위에 직접 스텐트 및 흡인성 카테터를 삽입해 물리적으로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로 증상 발생 후 24시간 내에 내원한 환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과거 치료의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임상연구가 부족했지만 시술 장비와 방법이 발전하면서 근거가 보강돼 2015년부터는 보험급여를 인정받고 뇌경색 치료의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기계적 혈전 제거술이 일반화된 이후 환자의 사망률, 퇴원율, 뇌병변 장애를 갖는 환자 비율 등이 모두 낮아지는 결과를 보여 현재는 뇌경색 치료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치료를 시행하려면 적절한 인력과 설비를 갖춘 뇌졸중 전문치료센터가 필요한데, 아직까지 인력 부족과 뇌졸중센터의 지역 불균형으로 인해 상당수의 환자들이 적기에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재관류 치료(정맥 혈전 용해제 투여, 기계적 혈전 제거술)가 가능한 뇌졸중센터가 54곳, 일반 뇌졸중센터가 13곳 등 총 67곳의 뇌졸중센터가 있다. 매년 전국 각지에서 10만 명 가까이 발생하는 환자 수 대비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그마저도 서울, 경기, 부산 등 특정 지역에 밀집돼 있다. 진료권을 기반으로 한 응급의료센터 분포 체계와 동일하게 급성기 뇌졸중 진료가 가능한 뇌졸중센터의 전국적인 확충이 필요하다.

뇌경색 환자의 예후를 위해서는 신경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관련 분과의 체계적인 협진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30%에 달하는 요양기관이 협진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단일 분과에서 진료부터 시술, 재활까지 담당해 업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뇌졸중은 살아남더라도 합병증과 후유 장애가 남으면 환자는 물론 가족과 사회에도 큰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관리와 초기 개입이 필요하다. 적절한 뇌졸중센터 인프라 구축 및 전문 인력 보강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좀 더 전향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곽효성 전북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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