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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헬스동아

비만도 아닌데 지방간? 근력운동 18개월만에 ‘졸업’

입력 2022-12-03 03:00업데이트 2022-12-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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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권혁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체중 63kg에 충분한 유산소 운동… 식사량도 적었지만 ‘지방간’ 나와
가족력-근력운동 무시한 탓 판단… 상-하체 교대로 꾸준히 근력운동
연구실서도 12회 3세트 아령 들자… 체지방 뚝 떨어지고 당뇨도 극복
권혁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서 1년 6개월 만에 지방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권 교수가 매주 3,4
 회 찾는 병원 내 헬스 시설에서 호흡을 고르며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권혁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서 1년 6개월 만에 지방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권 교수가 매주 3,4 회 찾는 병원 내 헬스 시설에서 호흡을 고르며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가 지방간이다. 방치하면 간염, 간경변 등 만성 간 질환의 원인이 된다. 알코올을 다량 섭취하면 간에서 지방이 더 많이 합성된다. 이것이 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이 경우 술을 피하는 게 해법이다. 반면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이 생겼다면 비만이 원인일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살찐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배가 볼록하게 튀어나온 ‘마른 비만’일 때도 지방간이 종종 생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피하려면 비만부터 해결해야 한다. 체지방률이 남성 25%, 여성 30%를 넘으면 ‘사실상 비만’으로 본다. 허리둘레를 측정했을 때 남성 90cm, 여성 85cm를 넘을 때도 비만이다.

음주를 하지도 않고 비만 체형도 아닌데 지방간이 생길 때가 있다. 체질적 문제일 수도 있고, 가족력 때문일 수도 있다. 권혁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49)가 이런 사례다. 권 교수는 체지방률이 20%도 되지 않았다. 허리둘레도 83cm였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도 내장 지방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지방간 판정을 받았다. 비만과 관련된 대사증후군, 지방간 연구를 많이 해 온 의사로서 속상하고 화가 났다. 권 교수의 ‘지방간 탈출기’를 들어봤다.
○지방간 벗어나려 근력 운동 시작
지방간이 생기기 전에도 권 교수는 운동과 담을 쌓지는 않았다. 2001년 레지던트 2년 차 때 꽤나 적극적으로 다이어트를 한 적도 있다. 당시 그의 체중은 73kg. 비만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통통한 편이었다.

6개월 사이에 9kg을 줄여 63kg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무모하게 다이어트를 한 것은 아니었다. 실내 자전거 타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충분히 했다. 음식 섭취량도 줄였다. 밥은 3분의 2만 먹었고, 설탕이 들어 있는 음료수는 끊었다. 권 교수는 이런 방식을 절반의 음식만 먹는다는 의미로 ‘반식 다이어트’라 불렀다. 다만 근력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이후 권 교수는 15년 동안 이 다이어트를 꾸준히 했다. 덕분에 체중은 63∼66kg을 유지했다. 이처럼 과체중도 아니었고, 마른 비만도 아니었으며, 술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지방간이 생길 거라고는 짐작도 못 했다. 하지만 5년 전 건강검진에서 비(非)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원인을 찾아봤다. 짚이는 데가 있었다. 일단 운동량이 부족해서는 아니었다. 사실 권 교수의 아버지도 날씬한 편인데 지방간이 있다. 형 또한 지방간을 갖고 있다. 일종의 가족력이었던 것이다.

대책이 필요했다. 운동이 해법인 것은 분명했지만 과체중도 아닌데 더 체중을 빼는 것은 곤란했다. 더 많은 지방을 태울 수 있는 운동이 필요했다. 근력 운동이었다. 그가 처음으로 근력 운동에 도전했다.
○헬스 시설과 연구실에서 수시로 근력 운동
권 교수는 진료가 끝난 후, 혹은 점심시간처럼 빈 시간을 활용해 병원 내 헬스 시설에서 운동하기 시작했다. 먼저 5∼10분 동안 스트레칭을 하면서 근육을 풀어주고, 곧바로 40∼5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했다. 다음에는 달리기와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30∼40분 했다.





모든 종류의 운동이 중요하지만 권 교수가 특히 신경 쓰는 것은 근력 운동이다. 과체중이 아닌 상태에서 근 손실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지방간을 없애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처음 해 보는 근력 운동이 쉽지는 않았다. 초기에만 해도 힘이 달려 별로 무겁지 않은 중량인데도 제대로 들지 못했단다. 하지만 꾸준히 운동하면서 중량을 늘린 덕분에 지금은 처음 시작할 때의 2배 가까운 중량을 들어 올릴 정도로 근육이 강해졌다.

근력 운동은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위주로 번갈아 가면서 했다. 보통 4, 5종류의 운동 기구를 번갈아 가면서 이용했다. 가급적 12회씩 3세트 반복하는 원칙을 지켰다.

이런 방식의 운동을 유지하면서 요즘도 매주 3, 4회 헬스 시설에서 1시간 반∼2시간가량 운동하고 있다. 업무 때문에 운동을 하지 못하는 날에는 연구실에서 근력 운동을 한다. 이를 위해 연구실에도 7kg짜리 아령과 10kg짜리 아령을 가져다 놓았다. 연구실에서 운동할 때도 12회 3세트는 가급적 지킨다. 이와 함께 팔굽혀펴기를 15회씩 3세트를 하기도 한다.

동시에 음식 관리를 병행했다. 과거에 다이어트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밥은 3분의 2 정도를 먹었다. 불필요한 간식이나 야식은 먹지 않았고, 음료수도 단 것은 가급적 피했다. 이런 식습관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 만성적인 어깨 통증과 두통도 사라져
근력 운동의 효과는 컸다. 운동을 시작하고 6개월 후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에만 해도 지방간은 사라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다시 1년 후 검진에서는 지방간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당화혈색소도 당뇨 직전 단계인 5.9∼6.1%에서 5%대 초반으로 크게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당화혈색소가 6.5%이면 당뇨로 판단한다.

권 교수는 원래 과체중은 아니었다. 체중 감량이 운동 목적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건강검진 결과표는 완전히 달라졌다. 운동 시작 전(2018년) 체중은 65kg이었고, 체지방률은 19%, 골격근량은 29kg이었다. 3년 후 건강검진에서 체중은 63kg으로 소폭 줄어 있었다. 반면 체지방률은 12%로 뚝 떨어졌다. 골격근량은 30kg으로 늘었다. 군살이 빠지고 탄탄한 몸매가 된 것이다. 실제로 바지 사이즈도 32인치에서 30인치로 줄었단다.

만성적인 어깨 통증과 두통도 사라졌다. 권 교수는 예전에 매주 2회 정도는 진통소염제를 먹었다. 그래도 증세가 좋아지지 않으면 근육이완제를 복용하거나 별도로 주사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운동 덕분에 이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권 교수는 환자들에게도 근력 운동을 자주 권한다. 권 교수는 “사실 젊은 사람들은 활동량이 많고 근육을 쓰는 일도 잦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만 열심히 해도 좋다”며 “오히려 나이 들수록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해 근력 운동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단 오르고 버스 애용… 약속장소까지 도보 이동… 귀가때도 멀리 둘러가기


일상에서 활동량 늘리려면

권교수는 연구실에도 간단한 장비를 비치한 후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한다. 서울대병원 제공권교수는 연구실에도 간단한 장비를 비치한 후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한다. 서울대병원 제공
권혁태 교수는 “빨리 걷기를 가급적 주 5회, 30여 분씩 하는 게 가장 좋은 운동 습관”이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대안은 없을까. 권 교수는 “그럴 수 없다면 일상생활에서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활동량을 늘려 모자란 운동을 보충하라는 뜻이다.

실제로 자신도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일단 승용차는 놔두고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20분 이내의 약속 장소까지는 주로 걷는다. 가끔은 버스 두세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간다. 평소 하던 운동을 하지 못했다면 일부러 주변 공원을 빙 돌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주로 계단을 이용한다. 6개 층은 거뜬하게 오른다. 하루에도 수차례 오르내리기 때문에 보통은 매일 30개 층의 계단을 걸어 오르는 셈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하루 평균 1만2000∼1만4000보를 걷는다. 하루 2만 보를 넘을 때도 종종 있다.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더 있다. 권 교수는 활동량이 적었던 과거에는 목적지에서 가장 먼 지하철 출구를 이용했다. 또 아파트 출입을 할 때에도 일부러 단지를 한 바퀴 크게 돌았다.

무언가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가야 한다면 집 근처가 아닌, 조금 더 먼 거리까지 걸어가 사는 방법도 시도할 만하다. 굳이 사야 할 물건이 없다면 “생수 한 병이라도 사자”라고 목표를 정한 뒤 매일 아침 먼 거리의 편의점을 방문할 수도 있다. 회사에서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짬이 나면 가까운 곳에 산책을 나가거나 짧은 시간에 빨리 달리기를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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