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여유’-野 ‘반발’…냉각기 돌입한 여야 모습은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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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31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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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3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한국당 의원들의 저지를 뜷고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News1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3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한국당 의원들의 저지를 뜷고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News1
연말정국을 들썩이게 했던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새해를 하루 앞둔 31일 정치권도 잠시 냉각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선거법과 공수처법의 연내처리 목표를 달성한 더불어민주당은 한결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공수처법 통과에 반발해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공수처법 통과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법 통과와 관련 “무엇보다 어제는 큰 충돌없이 법안이 통과돼 다행”이라며 “연말연시에 분주한 우리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극단적 충돌을 자제한 한국당 지도부의 성숙한 결단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해를 넘기지 않고 공수처 설치를 매듭지을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며 “아직 검찰개혁의 산봉우리가 더 남아있지만 일단 한 고개를 무사히 넘어설 수 있었다.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목이 터져라 공수처 설치를 외친 국민들께 작은 응답을 드릴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수처 설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일보 전진이다. 견제 받지 않는 특권 권력을 마침내 해체하기 시작한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며 “이제 우리 민주주의는 독단과 특권에 의존한 권력정치의 낡은 굴레를 던지고 투명하고 공정한 권력시스템을 구축하는 민주주의의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공수처법 처리로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 오명에서 벗어나 법치주의와 사법질서를 바로세우는 획기적인 이정표가 세워졌다”며 “검찰 역시 견제와 균형의 민주적 원칙에 따라 국민의 감시와 통제를 받는 민주적 기관으로 재탄생할 기반이 마련됐다. 조직에만 충성한 검찰에서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는 중대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검경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과 유치원 3법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를 오는 1월 6일부터 열기로 결정했다. 연초부터 국회가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내리고 야당과 잠시 냉각기를 가지며 협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협상을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공수처법 통과에 반발해 의원직 총사퇴 카드를 꺼내든 한국당의 경우 민주당은 물론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에 대해서도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보수통합의 목소리도 강하게 냈다. 선거법과 공수처법 처리 과정에서 힘의 열세를 확인한 만큼 반문세력 결집에 힘을 쏟아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위헌 선거법이 처리된지 3일만에 공수처법이 야합으로 처리됐다”며 “두 악법을 저지하라는 현명한 국민의 말씀을 받들지 못해 의원직 총사퇴를 꺼내들었다. (두 악법을) 막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국민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송구함 때문에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은 문재인의, 문재인에 의한, 문재인을 위한 악법”이라며 “대통령이 좌지우지하는 공수처는 나치의 게슈타포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세력에게 당근을 주고 악법을 처리했다”며 “어제 민주당은 추종 세력에게 농·어촌 지역 선거구를 보장했다. 선거구 획정도 제1야당과 협의하지 않고 날치기로 처리하겠다고 뻔뻔하게 밝힌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한국당 원내교섭단체 중 두 번째로 크지만, 저들의 폭정을 막지 못했다”며 “저들의 만행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 승리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모든 분들과 함께 이 길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합의 길을 열겠다. 문재인 정권의 오만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모든 분들, 그분들이 우파든 중도든 그분들과 함께 가는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여야의 입장이 명확이 대비되는 가운데 내년 초까지는 서로를 자극하지 않는 냉각기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모두 극단의 대립을 계속해서 이어갈 경우에 있을 국민적 비판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이 내년 1월 6일쯤 본회의를 열어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유치원 3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만큼 이때부터 여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당이 선거법과 공수처법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 문희상 국회의장 형사고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후속대응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만큼 잠시간의 냉각기를 거친 뒤 극한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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