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드업 축구’ 벤투호, 황희찬 새 활용법 찾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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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해야 할 4가지 숙제
수비 좋은 미드필더 조합 구성해… 이강인의 창의성 적극 활용해야
측면 공격-스피드 개선도 시급

“빌드업 축구가 한국에 적합하다고 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레바논전과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마치고 귀국한 파울루 벤투 감독(사진)이 자신의 지론인 빌드업 축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벤투 감독이 기존의 틀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그동안 노출된 문제들은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크게 4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는 황희찬(23·잘츠부르크) 활용법이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27·토트넘)과 황의조(27·보르도)를 투 톱으로 세우고 황희찬을 주로 측면에 세웠다. 그러나 황희찬은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브라질전이나 윙백으로 나선 조지아전 등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측면 수비에 약점을 보였다. 이는 대표팀의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황희찬은 소속팀에서는 투 톱으로 나서 유럽챔피언스리그 등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황희찬의 약점을 줄이고 장점을 이끌어낼 방법이 필요하다. 황희찬을 황의조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하며 경쟁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둘째는 미드필더 조합이다. 벤투호 빌드업의 핵심은 미드필드에서 전방으로의 키 패스다. 주전 미드필더 황인범(23·밴쿠버화이트캡스)은 중원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진 패스 부족으로 비판받았다. 패스가 좋은 이강인(18·발렌시아)을 출전시키라는 요구가 많다. 하지만 이강인은 수비력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강인의 창의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비력을 보완할 수 있는 미드필더 조합이 필요하다. 미드필드의 경쟁력 개선은 전방에 있는 손흥민과 황의조의 고립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셋째는 단조로운 측면 공격이다. 벤투호는 양쪽 측면 수비수들의 오버래핑과 기습 공격으로 경기를 풀어갈 때가 많다. 똑같은 패턴의 측면 크로스는 쉽게 저지될 수 있다. 측면 부분전술 개발이 필요하다.

넷째는 팀 스피드의 개선이다. 빌드업 과정에서 횡패스와 백패스가 늘어나면서 팀의 공격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플레이가 답답해 보이는 이유다. 빌드업 자체의 속도를 높이고 팀 전체의 기동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내년에 속개될 월드컵 예선에서도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면 벤투 감독에 대한 여론은 급속히 나빠질 수 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벤투호#빌드업 축구#황희찬#2022 카타르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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