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디데이 ‘사랑의 불시착’, 어떻게 안방에 안착했나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16일 07시 28분


코멘트
tvN ‘사랑의 불시착’
tvN ‘사랑의 불시착’
지난해 12월14일 처음 방송을 시작한 tvN ‘사랑의 불시착’(극본 박지은/ 연출 이정효)이 16일 오후 9시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겨울 바람과 함께 불어와 시청자들의 마음에 제대로 안착한 ‘사랑의 불시착’이 과연 어떤 이야기로 끝맺음을 지을지 기대가 높다.

‘사랑의 불시착’은 방송 시작 이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었다. MBC ‘내조의 여왕’과 ‘역전의 여왕’, SBS ‘별에서 온 그대’, KBS 2TV ‘프로듀사’, SBS ‘푸른 바다의 전설’ 등 내놓는 작품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왔던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고, 여기에 tvN ‘굿 와이프’,‘로맨스는 별책부록’, OCN ‘라이프 온 마스’ 등 장르를 불문하고 세련된 연출을 선보여 왔던 이정효 PD까지 합세하며 ‘사랑의 불시착’은 안방극장의 새로운 돌풍을 예고했다.

또한 현빈 손예진이 영화 ‘협상’ 이후 다시 연기 호흡을 맞춘다는 점도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만들었다.

tvN ‘사랑의 불시착’
tvN ‘사랑의 불시착’
하지만 재벌가의 여성이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해 북한의 장교와 사랑에 빠진다는 드라마의 설정이 과연 설득력 있게 그려질까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참신한 소재인 만큼 시청자들을 의심 없이 극에 빠져들게 만들 만한 확실한 매력이 필요해야 했다.

그렇게 기대와 우려 속에서 1회 방송을 마친 ‘사랑의 불시착’은 전국 유료 가구 기준 6.074%(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쾌조의 시작을 알렸다. 또한 이후에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고 지난 9일에는 17.705%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방송 동안 두 차례의 결방이 있었지만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다는 것은 ‘사랑의 불시착’이 안방극장 1열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과연 어떤 점이 ‘사랑의 불시착’ 흥행에 영향을 미쳤을까. 가장 컸던 것은 우려를 기우로 만든 박지은 작가의 탄탄한 극본이었다. 박지은 작가는 치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북한 사회를 배경으로 윤세리(손예진 분)와 리정혁(현빈 분)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몰입을 유도했다. 여기에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 코드들이 매력을 더했다.

손예진 현빈의 연기 호흡도 부정할 수 없는 흥행공신이다. 영화 ‘협상’에서 서로를 적으로 대했던 두 사람은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다시 없을 로맨스 케미를 발산하고 있다. 처음에는 악연으로 만나 인연으로 발전하는 고전적인 서사도 두 사람의 연기 호흡 덕분에 세련됨을 입을 수 있었다.

서지혜(서단 역)와 김정현(구승준 역)이 그려낸 서브 멜로도 탁월했다. 이미 단단하게 매듭지어진 윤세리와 리정혁의 러브라인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또 다른 매력의 멜로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들의 멜로에 더욱 큰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이 있을 만큼 서지혜와 김정현은 ‘사랑의 불시착’에 빠질 수 없는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tvN ‘사랑의 불시착’
tvN ‘사랑의 불시착’
조연 배우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북한군 F4’라는 별칭까지 얻은 양경원(표치수 역), 유수빈(김주먹 역), 이신영(박광범 역), 탕준상(금은동 역)이 가장 대표적인 인물들로, 이들은 사뭇 진지해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에 웃음으로 활력을 더하며 호평을 얻었다. 특히 수준 높은 북한말 연기와 남다른 팀워크도 돋보였다는 평이 주류다.

‘귀때기 아저씨’라는 별칭을 얻은 김영민(정만복 역)의 열연도 빛났다. 극이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부터 ‘북한군 F4’와 함께 찰떡 호흡을 빚어낸 김영민은 탁월한 감정 연기까지 내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또한 윤세리와 리정혁의 사랑을 가로막으며 마지막까지 극의 텐션을 높여놓은 조철강 역의 오만석도 ‘사랑의 불시착’의 빠질 수 없는 매력요소였다.

여기에 사택마을 안사람들인 김정난(마영애 역), 김선영(나월숙 역), 장소연(현명순 역), 차정화(양옥금 역)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들을 통해 순수한 인간적인 정(情)을 드라마에 채우면서 호평을 이끌어 냈다.

서단 어머니 역의 장혜진 및 서단 외삼촌 역의 박명훈 등 ‘기생충’ 팀의 조연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최지우 김수현 박성웅 정경호의 특별 출연 역시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사랑의 불시착’은 단순히 재벌녀와 북한 장교의 사랑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상을 뛰어넘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에 드라마 초반에는 북한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들도 등장했지만, ‘사랑의 불시착’은 사상의 문제가 아닌 ‘다 같은 사람이다’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뚝심을 내보였다.

연출, 극본, 연기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추며 8주 동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랑의 불시착’은 이제 단 한 회의 방송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랑’으로 빠지게 만들고 ‘사람’으로 웃고 울게 만들었던 ‘사랑의 불시착’이 마지막 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결말이 어떻게 맺어지든 이미 지난 8주 간의 방송 동안 ‘사랑의 불시착’이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훈훈한 불씨를 지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