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김선우 “팀을 위해 던지겠다”

입력 2009-12-2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김선우. [스포츠동아 DB]

10년 美생활 개인주의 익숙
이기심 버리고 서포터 다짐

두산 김선우(32·사진)가 미국 플로리다에서의 달콤한 휴식을 끝내고 귀국했다. 21일부터는 잠실구장에서 개인훈련에 돌입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에 “햇볕에 그을려서 그래 보이는 것 같다”고 쑥스러워했지만 확실히 밝아진 모습이었다. 이유를 묻자 “아마 마음가짐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김선우는 팀의 에이스다. 올 시즌 팀내 최다승(11승)을 올렸고, 후반기 부상으로 열흘간 자리를 비운 것을 제외하고는 개막전부터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해냈다. 하지만 그는 “에이스라고 하기에는 패(10패)가 너무 많았고 방어율(5.11)도 너무 높다”며 고개를 저었다. 투수진을 이끄는 맏형으로서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란다.

그래도 김선우는 올 시즌을 통해 희망을 얻었다. ‘내년 시즌에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다. 그리고 “그건 비단 공을 잘 던져서 성적을 내는 것뿐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 후배들의 ‘서포터’라고 생각해요. 10년 동안 메이저리그 생활을 했더니 한국에 와서도 저밖에 챙길 줄 모르는 사람이었더라고요. 성적을 잘 내는 것만이 선배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등판해서 혹 제가 잘 던지지 못했더라도 이후에 여러 가지 면에서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2년간 많은 걸 놓치고 산 것 같아요.”

구단은 김선우에게 연봉 동결 또는 소폭 인상할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기존 4억 원에서 8000만 원이 삭감된 3억2000만 원을 받았다. 그는 연봉 얘기가 나오자 “만약 인상이 된다면 올해 잘해서라기보다는 내년에 더 나아질 것을 바라는 기대치 연봉이 아니겠는가”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