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종별 세계선수권 女 빙속 500m 1위
1·2차 합계 75초34…한국 첫 대회 2연패
철저한 준비…볼프 왕베이싱 등 적수 제쳐
단거리 세계 최강자 입증…시즌 마침표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사진)가 ‘올림픽 모의고사’에서 다시 한번 세계 정상의 위용을 확인했다.

이상화는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013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7초65로 결승선을 통과해 1·2차 레이스 합계 75초34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종별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대회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초반부터 조짐이 좋았다. 이상화는 앞서 열린 1차 레이스에서 37초69를 기록해 2위 올가 파트쿨리나(러시아·38초14)와 3위 티스예 외네마(네덜란드·38초166)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이어 진행된 2차 레이스에서도 이상화는 100m 구간을 1위(10초25)로 통과한 뒤 마지막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2위 왕 베이싱(중국·37초81)에 0.16초차로 앞선 1위로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이상화는 10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13ISU월드컵 파이널에서 한국 선수 사상 최초로 종합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종별 세계선수권까지 석권하면서 명실상부한 여자 빙속 단거리의 최강자로 자리를 굳혔다.

2012∼2013시즌 월드컵시리즈에서 8회 연속 우승했던 선수답게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준비도 철저히 했다. 이상화는 주종목인 500m에 집중하기 위해 전날 열린 1000m 출전까지 포기했을 정도로 우승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2014년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대회라 선수들에게는 ‘올림픽 모의고사’로 통했기 때문이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빙속 사상 최초로 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상화이니, 올림픽 2연패 도전에 앞서 소치에서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은 게 당연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볼프, 왕베이싱, 위징(중국)을 비롯한 수많은 라이벌들이 이상화를 위협했지만, 시즌 내내 위용을 떨친 ‘여제’의 적수는 되지 못했다. 이상화는 종별 세계선수권 우승과 함께 한국 빙속 사상 최초의 올림픽 2연패를 향해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