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의 ‘실험’은 끝나지 않았다

입력 2015-07-1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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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손님’의 류승룡. 사진제공|유비유필름

배우 류승룡의 과감한 도전이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판타지와 호러를 접목한 류승룡 주연의 영화 ‘손님’(감독 김광태·제작 유비유필름)이 개봉 2주째 금요일인 17일까지 누적관객 100만 명을 동원하지 못했다. 먼저 개봉해 흥행 분위기를 주도하는 ‘연평해전’의 뒷심과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뜻밖의 인기로부터 불어 닥친 역풍 탓이다.

흥행수치만 놓고 보면 경쟁작에 밀렸지만 기록이 영화를 평가하는 전부일 수 없듯 류승룡의 활약은 그 성적과 별도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피리를 불어 병든 아들을 고치는 떠돌이 악사를 스크린에 펼친 그는 희극적인 모습으로 시작해 점차 비극적인 인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힘 있게 풀어냈다. 류승룡이 줄곧 주목해온 부성애 짙은 연기도 다시 펼쳤다.

류승룡은 다소 실험적인 내용의 ‘손님’의 시나리오를 읽고, 그 독특한 기획에 매료돼 과감하게 출연을 결정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류승룡은 흥행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는 주변 사람들을 설득했다”며 “‘손님’ 촬영 현장에서도 누구보다 의욕적이었다”고 밝혔다.

류승룡은 스크린 수가 확연히 줄어든 개봉 2주째 주말에도 무대인사를 소화한다. 토요일인 18일 경기도 수원과 안양의 극장들을 찾아 무대인사에 나선다. “관객과 가까이 만나 영화를 소개할 기회를 갖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다.

다만 이런 참여에도 불구하고 16일 개봉한 새 영화 ‘픽셀’의 무서운 상승세와 ‘인사이드 아웃’의 돌풍을 뛰어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2일에는 대작 ‘암살’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스크린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하지만 류승룡의 연기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하반기에 또 다른 영화 ‘도리화가’로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조선시대 말, 실존했던 판소리 대가와 그 제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류승룡은 스산한 시대를 살아낸 주인공으로 관객 앞에 다서 선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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