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전된 권혁…한화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5-08-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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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4연패에 빠졌다. 더 큰 문제는 불펜의 중심인 왼손투수 권혁의 부진이다. 시즌 10패를 채우면서 불펜투수임에도 최다패 단독 1위가 됐다. 권혁으로 버텨오던 한화가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지 두고 볼 일이다. 스포츠동아DB

■ 연패보다 뼈아픈 불펜 핵심의 부진

체력 바닥…8월 월간 방어율 6.75
삼성에 뭇매…연이틀 1점차 역전패
NC와 2연전 앞둔 김성근 감독 고민


한화가 15~16일 포항구장에서 선두 삼성에 내리 패했다. 13~14일 목동 넥센전 2연패까지 포함해 4연패다. 시즌 첫 4연승(8~9일 대전 롯데전·11~12일 수원 kt전)을 올린 직후 4연패를 당해 더 허탈하다.

승패는 병가지상사지만, 한화로선 연패보다 더 뼈아프고 걱정스러운 부분이 바로 불펜의 핵 권혁(32)의 부진이다. 시즌 초반부터 투혼을 던지며 ‘한화 야구’의 줄기이자 뿌리로 자리 잡았던 권혁이 흔들리면서 미래의 밑그림에도 안개가 드리워졌다.

권혁은 15일 0.2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하며 3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16일에도 0.2이닝 동안 5타자를 맞아 2안타 2볼넷 2실점하며 패전을 떠안았다. 한화로선 믿었던 권혁이 무너지면서 삼성에 이틀 연속 1점차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권혁은 시즌 10째를 당했다. 불펜투수지만, 리그 전체에서 최다패 부문 단독 1위가 됐다. 2002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 경험하는 두 자릿수 패배. 8승4홀드15세이브의 혁혁한 성과를 거두며 한화가 여기까지 오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지만, 최근의 행보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8월 월간 방어율이 6.75다. 개막 2연전이 펼쳐진 3월을 제외하고, 월간 방어율을 비교하면 가장 나쁜 수치다. 특히 최근 3연속경기실점 과정에서 1.2이닝 동안 7실점했다. 이 기간 7안타(1홈런 포함) 3볼넷을 내줬다. 14타자를 상대해 10명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탈삼진은 1개였다.

다른 기록들도 마찬가지다. 8월 피안타율은 처음으로 3할대(0.313)로 치솟았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82개로 최고치다. 9이닝당 탈삼진은 가장 낮은 4.82이며, 9이닝당 볼넷은 가장 높은 5.79다. 가장 좋았던 4월(9이닝당 탈삼진 10.32, 9이닝당 볼넷 1.59)은 차치하더라도 다른 달에 비해서도 현저히 떨어진다. 구위와 컨트롤, 집중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곧 체력이 저하됐다는 방증일 수 있다.

권혁은 17일까지 무려 63경기에 등판했다. 1경기만 더 등판하면 2012년 자신의 시즌 최다등판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게다가 92.2이닝을 던져 이미 2004년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이닝인 81이닝을 넘어섰다.

현재 팀 내서 최다승과 최다세이브는 물론 최다패도 동시에 기록 중인 권혁. 그만큼 권혁은 곧 한화 야구고, 한화 야구는 권혁으로부터 비롯됐다. 에스밀 로저스 외에는 길게 던지는 선발투수도 부족한 상황에서 권혁이 없는 한화 마운드는 상상하기 어렵다. 권혁으로 버텨오던 한화 야구가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 김성근 감독은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권혁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한화는 18~19일 대전에서 강팀 NC와 만난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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