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곤 검거 일등공신은 동물병원 간호사…흉기 위협에도 침착하게 112 신고

입력 2015-09-17 1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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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곤 검거 일등공신은 동물병원 간호사…흉기 위협에도 침착하게 112 신고

'트렁크 속 여성 시신' 살해 용의자 김일곤(48)의 검거에는 한 동물병원 40대 간호사의 신고가 결정적이었다.

김일곤은 17일 오전 8시 30분경 서울 성동구의 한 동물병원을 찾아와 "지금 진료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간호사는 "말도 어눌하고, 행색도 지저분해 느낌이 안 좋기도 했고 아직 영업을 시작하지 않아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일곤은 20~30분 지나 다시 동물병원에 들어와 "푸들을 키우는데 안락사를 시켜야 한다고 안락사 약을 달라"고 요구했다.이에 병원장은 개를 보기 전에는 안락사를 시킬 수 없다고 거절하고 다른 병원 연락처를 알려줬다.

이 와중에 김일곤이 칼을 꺼내들고 위협을 가하자 간호사와 병원장은 뒷걸음질 쳐 애견 미용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를 했다. 이 사실을 눈치 챈 김일곤은 병원 밖으로 도주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검문에 흉기를 들고 강하게 저항하다 오전 11시5분쯤 검거됐다.

김일곤은 검거 직후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 더 살아야 한다”고 혼잣말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거 당시 김일곤은 며칠간 씻지 못해 초췌한 상태로 바지 곳곳에는 핏방울도 묻어 있었다.

김일곤을 검거한 경찰에 따르면 신분증을 확인한 뒤 수갑을 채우려하자 갑자기 김일곤이 길이 30cm 정도의 칼을 커내며 저항했다. 김일곤은 몸싸움 직후 바로 제압됐으며 허리춤에는 흉기가 하나 더 있었다. 검거 직후 김일곤은 성동경찰서로 압송됐다.

한편, 강도·특수절도 등 전과 22범인 김일곤은 지난 11일 충남 아산의 한 대형 마트에서 주모(여·35)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를 받고 공개 수배를 받아왔다.

김일곤은 범행 흔적을 없애기 위해 서울 성동구 한 주차장에서 주씨 시신이 실린 차량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으며, 지난달 24일에도 경기도 고양의 한 대형 마트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등 엽기적인 범죄행각을 벌여왔다.

사진='트렁크 속 여성 시신' 살해 용의자 김일곤 검거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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