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위대한 유산’, MBC에 나타난 ‘아빠를 부탁해’의 악몽

입력 2015-12-04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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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예능 프로그램 '위대한 유산'이 파일럿 당시의 호평과는 반대로 정규편성 후 이렇다할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은 처참한 수준이며 화제성도 떨어진다.

'위대한 유산'은 지난 9월 28일 추석 특집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으로 방송돼 6.8%(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후 이같은 기세를 발판삼아 '위대한 유산'은 최근 정규 편성까지 따내며 '제2의 마리텔'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정규 편성 후 열어본 뚜껑의 내용은 참담했다. 최근 심야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이 저조한 점을 감안해도 첫 회에 3.2%, 2회 만에 2.6%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처럼 파일럿 때와 달리 정규 편성이 되면서 죽을 쒔던 프로그램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SBS '아빠를 부탁해'가 그것으로 '위대한 유산'이 여러 면에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아빠를 부탁해'와 '위대한 유산'은 포맷상으로도 매우 유사성을 띈다. 두 프로그램 모두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울 듯한 관계로 묶여있음에도 서먹한 모습을 보여주는 부모와 자식이 점차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빠를 부탁해'도 정규 편성이 되자마자 이런 성적을 거두진 않았다. 그런데 왜 '위대한 유산'은 이런 참담한 결과를 맞게 된 것일까.

우선 정규편성이 되자마자 제작진의 욕심이 프로그램 곳곳에 묻어났기 때문이다. 파일럿 당시 산이, 김태원, 에이핑크 윤보미 등 총 세 명의 출연자들로 구성됐던 것과 달리 정규편성 때는 권현상, 김태원, 임권택, 찬미, 강지섭 등으로 출연진이 대폭 늘어났다.

물론 이런 방식이 화제성을 끌어들이는 면에서 장점이 될 수는 있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서 많은 에피소드를 보여줘야 한다는 걸 생각해 보면 당연히 산만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이런 산만함이 계속되면 '위대한 유산'이라는 프로그램에 필수적인 '공감'을 얻지 못한다. 공감이 없는 '가족 예능'에 시청률이 하락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위대한 유산'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당장의 초라한 성적표보다는 시청자들에게서 공감을 얻어야 한다. 더 단순하고 담백하게 공감이 가는 프로그램이 되어야만 조금씩 피어오르는 '아빠를 부탁해'의 악몽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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