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보결 “한국·현대무용 섭렵, 작품서 보여주고파”

입력 2015-12-06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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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동그랗고 코가 오뚝한 예쁜 배우인줄로만 알았다. 배우 고보결(27)은 본명인 고우리 대신 ‘매우 깨끗하다’는 의미의 예명으로 활동 중이다. “흔한 말이지만 정말로 깨끗한 도화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 그는 연예인이 아닌 연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열정을 나타냈다.

“제 이름보다 ‘프로듀사’에 나왔던 막내 작가 혹은 ‘풍선껌’에서 서빙하는 애, ‘실종느와르M’에 나왔던 사람을 더 기억하시죠. 연기를 하면서 들은 평가 중에 하나는 캐릭터에 얼굴이 맞춰지는 매력이 있다는 거예요. ‘도화지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역시 연기자는 어린아이, 도화지, 스펀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기를 하면서 저 자신이 없어지고 캐릭터만 남았을 때 가장 뿌듯합니다. 제가 원하는 방향이기도 하고요.”

고보결은 서울예술대학 연기과를 수석으로 입학한 재원이기도 하다.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해 재수를 경험한 그는 100% 실기 전형을 통해 합격했다. 노량진에 있는 학원 새벽반 출신인 그는 근로 장학생으로 일하면서 공부를 했다.

“학창시절에 친구들이 젝스키스, 핑클 등을 좋아할 때 저는 항상 중립이었어요. 연예인에게 관심이 없었죠. 연기를 시작한 계기가 아버지 덕분이에요. 아버지가 친척 동생이 MBC ‘뽀뽀뽀’에 출연한 걸 부러워하셨거든요. 자극을 받으신 거 같아요. (웃음) 그렇게 처음 연기 학원을 갔죠. 근데 배우다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할수록 몰입하고 싶고 심장이 뛰고요.”


고보결은 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눈이 빛났다. 현대무용을 부전공하고 한국무용까지 몸에 익힌 그는 “전공이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무용을 다루는 작품을 하게 된다면 굉장히 즐거울 거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예술은 다 이어져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많이 보고 전시회도 방문하죠. 저보다 더 고수이신 분들의 작품이나 생각을 이해하는 건 큰 자산이라고 봅니다. 무용뿐만 아니라 운동하는 것도 좋아해요. 땀을 흘렸을 때 느끼는 쾌감이랄까요? (웃음) 아쉽지만 아직까지 시청자들에게 무용하는 걸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죠.”

고보결은 연극 ‘하녀들’(2010)에서 4~5개의 다른 인격을 연기하며 처음 무대에 섰다. 영화로는 2011년 단편작 ‘거북이’로 데뷔했다. 5년 차 배우가 된 그는 “이왕 하는 거 큰 작품에서 주인공을 하면 좋지 않을까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스타가 되고 싶다기 보다는 연기라는 행위 자체가 재미있어요. 무대에 서서 관객과 소통하는 것도 좋죠. 사실 방송을 하면서 제가 생각했던 배우의 삶과는 조금은 다른, 연기 이외에 신경 쓸 것들이 생기긴 했어요. 연극은 주인공을 많이 맡아 봤는데 드라마를 하면서는 단역, 조연을 주로 연기해요. 예전에 오디션에서 계속 떨어졌을 때는 제 재능을 의심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긍정적으로 바뀌어서 ‘기회가 올 때까지 내공을 키우자!’라고 결심했습니다. 지금도 저축하듯이 내공을 모으고 있어요. (웃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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