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①] ‘미투 운동’ 이윤택부터 故 조민기까지

입력 2018-03-31 0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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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미투 운동’ 바람이 분지도 어느 새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지난달 14일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의 폭로로 연극 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가 드러나면서 곳곳에서 가해자들을 향한 피해자들의 증언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배우 故 조민기, 조재현, 오달수, 영화감독 김기덕 등이 가해자로 수면 위에 떠올랐고 문화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 ‘단원 상습 성폭행’ 이윤택, 충격적인 폭로부터 구속영장까지

한국 연극계의 한 축을 맡고 있던 이윤택 연출의 상습 성폭행은 문화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이윤택은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여성 연극인 17명을 상대로 성폭행 및 성추행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윤택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은 “이윤택이 안마를 해달라는 빌미로 우리들을 성폭행했다”라고 주장했다. 어떤 이는 낙태까지 경험했다고 고백해 충격을 줬다.

이에 대해 이윤택은 자신의 의혹을 사과하며 밀양연극촌, 30스튜디오의 예술감독직을 하차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윤택의 성폭력 가해 행위는 총 62건으로 실제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24건 정도다. 하지만 상습적인 성폭력이 이뤄졌다는 진술을 토대로 영장신청서에 62건 피해 사실을 모두 적시했다.

이에 경찰은 3월 21일 이윤택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3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으려 법원에 출석한 이윤택은 “(피해자들의 폭로에)사실도 있고 왜곡도 있어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라며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포함해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다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죄를 달게 받겠다”라고 말했다. 법원은 심사 후 그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26일 단원 출신인 4명이 이윤택에 추가 고소를 했다. 변호인단은 “이들은 고소를 망설였으나 경찰조사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모습을 보며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판단해 추가 고소할 의사를 밝혔다”라고 설명했다.

● 김기덕과 그의 사람들…예술성 뒤에 감춰진 추악한 그림자

김기덕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라고 칭해졌던 조재현도 은막 뒤로는 추악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8월 김기덕 감독은 영화 ‘뫼비우스’를 촬영하며 여배우 A씨에게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을 강요하는 혐의로 검찰에 고소당했다. 김기덕 감독은 “연기지도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재판부는 김기덕 감독에게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사건은 잠잠해졌지만 ‘미투 운동’으로 인해 김기덕 감독 역시 성폭행 혐의가 있음이 드러났다. 게다가 그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조재현과 그의 매니저 역시 성폭행에 가담했음이 밝혀졌다. 특히 MBC ‘PD수첩’을 통해 성폭행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폭행을 당한 A씨는 “성관계를 거부하자 나를 때렸다”라고 말해 더욱 큰 충격을 줬다.

이토록 큰 파문이 일자 4월 개봉 예정이었던 김기덕 감독의 신작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무기한 연기가 됐다.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조재현은 사과를 전하며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 교수로 재직 중이던 경성대학교 측에 사의를 표명했고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또한 자신의 회사인 연극 제작사 ‘수현재컴퍼니’ 업무도 손을 떼며 폐업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여기서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경찰은 김기덕과 조재현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서울지방경찰청은 “김기덕 감독의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며, 조재현에 대해서도 피해자 접촉을 시도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투 운동’과 관계는 없지만 ‘김기덕 키즈’라 불리던 전재홍 감독 역시 남성 나체 동영상 10여 개를 찍은 혐의(성폭력특별처벌법 위반)로 2016년 9월 기소됐다. 이후 2년 뒤 3월 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부(정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전재홍 감독에게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 오달수 그리고 고인이 된 조민기

오달수와 故 조민기는 의혹에 대해 부정을 하다 피해자들의 증언이 계속해서 나오자 혹을 더 붙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연희단거리패’의 단원이었던 배우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주장과 함께 초성이 공개되자 가해자가 오달수라는 추측이 오갔다. 오달수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성폭행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하지만 JTBC ‘뉴스룸’을 통해 피해자들이 그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연극배우 엄지영은 실명을 공개하면서까지 고백을 하기도 했다. 이에 오달수는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라며 사과했고 출연예정이었던 tvN ‘나의 아저씨’도 하차를 선언했다. 후폭풍은 개봉 예정인 그의 영화 작품이었다. ‘신과 함께2’는 재촬영을 하기로 결정하고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이웃사촌’ 등은 재촬영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불명예스런 선택을 한 사람도 있었다. 바로 故 조민기였다. 그는 청주대학교 교수로 재임하던 중 학생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 논란이 됐다. 학생들의 폭로에 조민기는 초반에 “사실무근”이라 대응했지만 계속되는 폭로와 함께 청주대학교에서 자체조사를 해 그를 면직처분 시켰다는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화를 키웠다.

이에 조민기는 출연예정이었던 드라마에서 하차를 했고 소속사와도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이후 조민기는 9일 오후 4시께 서울 광진구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던 그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는 종결됐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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