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승격의 주역’ 조덕제 감독, “더 이상 시행착오는 없다”

입력 2019-12-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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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를 이끌고 부산을 K리그2로 밀어냈던 조덕제 감독은 부산을 지휘한 올 시즌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격을 일궜다. 지옥에서 부산을 생환시킨 그이지만 기쁨도 잠시, 새 시즌 걱정에 여념이 없다. 최근 부산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 감독은 “최소 강등 다툼은 피할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부산|남장현 기자

‘하나원큐 K리그2 2019’에서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를 거쳐 K리그1에 안착한 부산 아이파크의 조덕제 감독(54)이지만 여유는 전혀 없다. 승격의 기쁨은 딱 하루였다. 오히려 새 시즌에 대한 걱정과 중압감이 크게 다가왔다.

2016년 수원FC를 프로 최고의 무대로 이끌었지만 길지 않았던 영광의 기억 탓이다. 그는 꿈에 그린 K리그1의 한 시즌을 채 마치지 못했다. 부진한 성적에 2017년 8월 스스로 사퇴했다. 주변에서는 “적어도 K리그1에서의 첫 시즌은 마쳐야 한다”며 만류했으나 팀을 위해 용퇴의 길을 택했다. 공교롭게도 조 감독은 부산을 강등시킨 장본인이다. 자신이 밀어냈던 팀을 되살린 셈이다.

당시의 아픔은 조 감독에게 큰 수업이 됐다. 허술한 준비와 무작정 이상만을 따르다가는 금세 무너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부산의 롱런을 위해, 더 이상 강등되지 않는 탄탄한 팀을 구축하려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완전한 새판을 짜야 한다. 2020시즌이 정말 걱정스럽다. 승격해야 한다는 압박보다 계속 버텨내야 한다는 부담이 훨씬 크다”는 것이 최근 부산에서 만난 조 감독의 이야기다.

- 어떤 시즌이었나.

“정말 힘들었다. 편안하게 잠을 이룬 적이 없었다. 상대는 우릴 잡으려고 달려들었고, 우린 이를 이겨내야 했다. 항상 조급했고 쉽게 경기를 풀어간 기억이 없었다.”

- 그래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대체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의 연속이다. 시즌 후에도 계속 부산에 머물며 새 시즌 구상을 해왔다. 광주FC를 쫓아가고 승강PO를 준비할 때보다 압박이 훨씬 크다. ‘행복한 고민’으로 볼 수 있는데, 전혀 여유가 없다.”

- 만약 승격을 못했을 경우도 생각했나.

“시즌 내내 광주를 추격할 때는 정말 조급했다. 2위가 확정되자 마음이 오히려 편안했다. (K리그2 PO에서) FC안양을 이기면 오히려 쉬울 수 있다고 봤다. 제주 유나이티드가 일찍 강등되고, 인천 유나이티드가 생존하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단, 승격에 실패했을 상황도 염두에 뒀다. 구단은 ‘승격을 못해도 좋으니 편안히 하라’는 메시지를 줬지만 자리에 연연할 생각은 없었다.”

부산 아이파크 감독 조덕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책임과 부담이 커졌다.

“수비진을 비롯한 주요 포지션의 보강이 필요하지만 이적료나 보상금 등 금전적인 해결이 만만치 않다. 항상 가성비를 고려해야 한다. 딱히 실력차가 없는데 터무니없는 몸값을 부른 이들도 있다. 머리 아프다.”

- 선수단 변화의 폭은 어떤가.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호물로를 제외한 나머지는 교체로 방향을 잡았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감정도 버려야 한다. 수원FC에선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남겨뒀지만 오히려 악수가 됐다.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

- 새 시즌 현실적인 목표가 있다면.

“일단 10~12위권은 피하고 싶다.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 진입을 원하지만 무조건 강등 싸움은 피해야 한다.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

- 수원FC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했는데.

“그 때 미련할 정도로 공격을 강조했다. 거침없이 부딪히려 했다. 결국 패착이었다. 오버 페이스가 나왔다. 능력은 ‘8’인데, ‘11’을 발휘하려다 탈이 났다. 냉정하게 잠궈야 할 때와 도전할 때를 살펴야 한다.”

- 수원FC와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나.

“경험이 쌓였다. 지금은 현실적인 판단을 하게 됐다. 승점 관리가 필수다. 그래도 공격력 강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전방 압박과 카운트어택을 보다 단단히 하되, 좀더 세밀한 공격 패턴을 마련할 참이다.”

부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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