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닐로→송하예 음원사재기 의혹, ‘그것이 알고싶다’ 진실 추적 (종합)

입력 2020-01-05 1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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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로→송하예 음원사재기 의혹, ‘그것이 알고싶다’ 진실 추적

‘음원 사재기’ 민낯이 드러났다.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가요계에 불어닥친 ‘음원 사재기’ 논란이 집중 조명됐다.

가요계에서 ‘음원 사재기’ 논란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해 4월이다. 가수 닐로의 ‘지나오다’가 대형 가수(인기 아이돌)을 꺾고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면서다. 2015년 데뷔해 2017년 첫 EP앨범이 냈던 닐로가 음원 차트 1위에 오르자, 대중과 가요계 관계자는 축하보다는 의심 가득한 시선을 보냈다. 닐로가 정말 음원 차트 1위에 오를 만한 가수였냐는 의문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늦은 밤시간이나 새벽 시간대 급상승한 당시 닐로 순위 변동에 주목했다. 이용자가 줄어드는 시간에 닐로의 ‘지나오다’만 유독 순위가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닐로 측은 악성 루머라는 입장이었다. 법적 대응도 예고했었다. 닐로 측은 음원차트에서 부정행위를 한 적이 없고, 바이럴 마케팅을 통한 곡 홍보였다고 설명했다. 1020 세대를 타깃으로 한 SNS 바이럴 마케팅이 효과를 거두면서 자연스럽게 닐로 음원도 주목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의혹 계속됐다.

연예기획사 종사자로 노래방 인기 순위를 매일 확인한다던 한 제보자는 “3월 차트인하고 4월에 노래방 차트에 들어왔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가 12위로 갑자기 오른다. 일반적인 역주행곡은 노래방에서 먼저 가창되고 차트에서 반응이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 역시 “사람들이 닐로한테 인기 많으면 공연해봐라 했는데 텅빈 좌석 보셨냐. 그 친구들이 그때 취소를 했다”고 말했다. 입소문이 났고, 차트 순위도 높은데 실제 공연 예매 속도는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 결국 해당 공연은 취소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당시 닐로 측은 음악산업 전반을 관할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9개월 뒤 발표된 조사 결과는 원점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우리가 불러다 조사할 수는 없다. 우린 수사 기관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채 음원 사재기는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24일 블락비 박경은 트위터 계정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글을 남기면서 음원 사재기 논란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박경이 특정 가수를 언급하면서 그 파장이 상당했다. 이에 실명이 언급된 각 가수 소속사는 법적 대응에 나섰다.

송하예 소속사 관계자는 “어떤 미친 XX 하나가 올려서 파장을 오렸다. 음원을 팔면 수십억 받는다.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황인욱 측은 “구설수에 오르니까 당황스럽다. 노력을 얻은 결과다”고 말했다. 바이브 측도 입장은 비슷했다. 바이브 측은 “본인이 거론했으면 자료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 책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경 측 변호사는 “수사 기관에 나가 성실하게 조사 받겠다”고 전했다.

박경을 고소한 이들은 한 가지 공통된 주장을 했다. 음원 사재기가 아닌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곡 홍보를 했다는 점이다. 닐로 때와 같은 맥락의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가수들은 이들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한다. 허울뿐인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주장이다. 2006년에 데뷔한 술탄오브더디스코는 “바이럴 마케팅을 해주겠다는 제안이 왔었다. 여기에서는 ‘우리 목표는 차트 30위다’고 했다. 차트 30위가 마음 먹는다고 되는 건가 싶었다. 괴상한거다. 수익을 7대3으로 나눠 그쪽이 7을 가져가고 1년인가 1년 반동안 유지된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타이거JK 역시 “사재기가 있다고 생각하고 제안은 오래 전부터 쭉 받아왔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우리가 들은 제안은 충격적이었다. 내가 음악을 통해 힌트를 준 적이 있었다. ‘이런 건가요. 그게 정말 1억인가요’라고 후렴구에 넣었다. 그때 가격이 1억 원 정도 됐다”고 밝혔다. 홍보대행업체에서 현금 1억 원이면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 것은 음원차트 순위 조작이었다.

차트 순위를 높이기 위해 음원, 음반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사재기는 가요계에 오랫동안 있었다. 박경이 제기한 사재기 발언은 법적 공방으로 번진 상태다. 박경은 근거없는 비방을 한 루머 유포자일까, 누구도 용기내지 못한 진실을 폭로한 고발자일까. 저격 당한 가수들의 해명에도 풀리지 않은 의문은 여전하다. SNS를 통해 홍보한 바이럴 마케팅은 대체 어떻게 무명의 가수들을 차트 상위권에 오르게 하는 것일까.

싱어송라이터 말보는 주로 행사 위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해 가을 축제에서 낯선 이들을 만났다. 말보는 “차트 진입해 상승시킬 수 있는 것도 있고 당신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이 많이 부르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며 “나가서 후회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업체가 3개 정도 있는데 우리와 같이하면 절대 걸릴 일 없다. 정정당당하게 진입하는 거로 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했다”고 말했다. 말보는 “뮤직비디오 내 것 보면서 ‘나쁘지 않다고 하지만 이런 곡으론 안 된다. 곡이 너무 신난다’고 했다. 미디엄템포나 발라드를 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별해서 쉽게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술탄오브더디스코는 “노래방에서 부를 것 같은 스타일의 영상을 찍어 올리는게 제일 잘 먹힌다고 했다”고 밝혔다. 타이거JK 역시 “30대 (소비자)는 쓰레기들이라 했다. 소비가치가 없는 쓰레기들이기 때문에 10대 20대 선호도를 올려야 차트를 올릴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홍보대행업체는 효과를 믿지 못하는 가수들에게 자신들의 성과를 먼저 들려줬다고 했다. 말보는 “어떤 가수들을 이야기했고 A와 둘이 앨범 냈던거나 B쪽이라던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수 역시 “C가 다음주에 앨범을 내는데 차트 3위로 갈거라고 말해줬다”고 이야기했다.

타이거 JK는 “예를 들어 윤미래가 나올 때마다 좋은 성과를 얻는다면 윤미래의 힘을 빼는 작업을 미리 하는거다. 윤미래 싱글이 나오는 날에 다른 세곡의 발라드를 밀어주는거다. 그곡들이 밀어내기가 제일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제3자의 음원을 사들여 경쟁자의 곡을 밖으로 밀어내는 것부터 음원차트 1위를 만드는 것까지 가능하다 했다는 홍보대행업체 관계자. 1위를 위해서는 3억 원에서 3억 5000만 원이 필요하다 했다.


홍보마케팅 업체는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SNS 페이지에 해당 가수 영상을 제작해 올리되 친한 친구들에게 소개하듯 제목이나 해시태그를 달아 젊은 이용자들이 알아서 공유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했다. 이는 박경이 언급한 가수 소속사 관계자들 말과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송하예 측은 “우리만큼 영상 콘텐츠가 많은 게 없다. 알아주셔야 한다. 커버 영상이 하루에 몇십개씩 올린다”고 말했다. 대중이 곡이 좋아 자발적으로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제보자는 SNS 커버 영상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연락을 했다. 제보자는 “A라는 가수가 있으면 신곡 발매에 맞춰 커버를 올리는거다. 자발적으로 부른 것처럼 올라가는거다. 곡이 17일 1시에 곡이 나오면 우리가 17일 5시에 ‘너무 좋아 듣다가 커버했다’고 올리는 거다”고 말했다. 기획사부터 돈을 지급받거나 정해진 콘셉트에 따라 노래를 한 것임에도 우연히, 자연스럽게 불러 올린 것처럼 올려야 했다고. 잘꾸며진 광고인 셈이다. 백대용 변호사는 “이 음악에 대해 의뢰 받고 경제적 대가를 받았는데 그런 사실을 밝히지 않고 올렸다면 표시광고법상의 기만적인 표시광고 행위로 기획사가 처벌 받는다”고 말했다.

술탄오브더디스코 JJ핫산은 “밴드로서 활동하지만 이것만이 우리의 수익원이 아니다. 난 직업이 마케터다. 온라인 홍보를 10년 정도 했다. 광고를 안하면 안 보인다. 광고를 했다 해도 새벽 1시에 광고로 영상을 접했다고 전부 음원 사이트에 득달같이 가서 그 노래를 클릭해서 잠드느냐. 다 합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바이럴 마케팅으로 1위가 됐다는 것을 의심하는 가요계 관계자는 많았다. 한 관계자는 “순위하고 상관없는 음원에 대해 마케팅을 해봤는데 반응은 있더라. 댓글도 있고 스트리밍도 발생되는데 순위는 한두계단 정도 차이가 날까 말까다”고 말했다.

정작 홍보마케팅 관련 업체 관계자들은 “입소문 마케팅이 과소 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SNS 영향력이 과소평가 돼 있다”, “업체 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많았다.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하냐”, “하나님 같은 존재다. 있긴 있다고 믿는데 본 적은 없다. 요즘 솔직히 CCTV 하나로 간첩 잡는 세상인데 이 정도면 진짜 없는 거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이런 주장을 반박하는 제보가 도착했다. 한 남성은 “블로그 공장을 운영했다. 특정 업체를 홍보해준다든가 이런 일을 위주로 하다가 페이스북이 흥하게 되며 페이스북 페이지를 많이 사들였다. 그러면서 음악을 올려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우리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족족 순위에 올라가니까 궁금증이 생기더라. 이게 진짜 되는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아는 가수 노래를 페이스북에 올렸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남성은 “페이스북으로 광고비로 1, 2000만 원씩 썼는데 역주행이 안 되더라. 우리가 아는 방식 말고 다른 게 있구나 해서 보니까 그쪽에 계신 분들과 접촉됐다”고 말했다.

남성은 “의뢰가 들어오면 거기 업체에 먼저 넣는다. 해당 가수를 하고 싶은데 가능하냐. 포털사이트에 자료 깔고 팬클럽 수도 맞춰라, 영상이 없는 커버 곡도 놓고 영상도 올려라 한다.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홍보하고 2, 3일 뒤에 차트 작업이 들어간다. 컴퓨터 1대에 유심을 넣고 프로그램으로 넣는다. 공장에서 평균적으로 음원 아이디를 몇만 개씩 가지고 있더라. 아이디 비밀번호 생성기를 사용해서 만든다”고 말했다. 애초에 모든 지시는 온라인에서만 이뤄져 조직도 전체 그림을 아는 사람인 별로 없다고. 남성은 “업체는 한두 군데인데 브로커는 한 열댓 명이다. 홍보업체는 이게 밥줄이라 절대 확인도 안될 거고 꼬리잡기가 힘들 거다”고 말했다.

제보자 중에는 연예기획사 관계자, 홍보 대행업체 관계자 외에도 실제 음원순위 조작을 의뢰했거나 직접 실행한 사람도 있었다. 최근까지 업계 관계자로 순위조작을 시도했다는 최모 씨는 브로커를 만났을 때 이야기를 들려줬다. 최 씨는 “사람은 한두명이다. 컴퓨터 모니터를 한쪽에 기역자로 벽에다 스무대 놓고 두명이 앉으면 꽉 찼다. 국수 먹으면서 모니터 보고 있다. 당시 나한테 50만개 아이디를 받았다며 메모창에 아이디, 비번을 보여줬다. 로그인 해보니까 바로 되더라”고 말했다. 48시간 동안 해킹한 아이디가 일정한 패턴으로 댓글을 단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문가는 “매크로 기술만 있으면 쉬운 기술이다. 진짜 선수들이면 프로그램을 6시간이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실험에서 프로그램 전문가는 한대의 컴퓨터로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수십, 수백개 컴퓨터를 만들 수 있고 어떤 곡을 얼만큼 반복해 들을지 설정했다. 사람이 재생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음악이 나왔다.

순위를 올리기 위해서는 이런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사이트에 접속 가능한 아이디가 필요하다. 전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수많은 웹사이트에서 아이디들이 거래되고 있다. 인증돼 있는 아이핀도 15000원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디를 쉽게 거래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손쉽게 거래되는 것은 개인정보 뿐이 아니었다. 인터넷 기기 식별을 위한 아이피도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아이디도, 아이피도 쉽게 확보할 수 있지만, 다수 사람이 하지 않는 이유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법망을 피해 불법을 저지르고 공정성을 해치는 이들의 실체가 궁금했다. 연예기획사와 홍보대행업체를 연결해주는 브로커 공 씨는 이모 대표와의 만남을 언급했다. 그는 “본인이 마케팅 쪽을 하는데 투자자를 데려오면 10%를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가수의 음원을 매크로로 자동재생하는 화면을 보내왔다고 했다. 해당 곡은 실제로 음원사이트 100위 안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그 후 차트 진입 확률을 묻자, 이 대표는 100%라고 했다. 다른 가수를 고려해 구체적인 일정까지 컨설팅 해줬던 이 대표. 이들이 작업한 가수는 누구일까. 공 씨는 데뷔 15년을 넘긴 발라드 가수의 곡부터 아이돌 가수의 곡까지 언급했다.

충격적인 일이다. 또 아이디와 아이피 도용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급증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박대근 씨는 “메일을 자주 확인하는 편이 아닌데 한두달만에 메일에 들어갔는데 지니뮤직에서 ‘곡을 구매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일이 한페이지를 가득 메울 만큼 와있었다”고 말했다. 박대근 씨의 명의로 96개의 아이디를 만든 흔적도 있었다. 박대근 씨 명백한 명의도용 피해자다.

평소 좋아하는 음악만 듣는다는 최모 씨 역시 “갑자기 다른 가수 노래가 돌아가고 있더라. 49번 이상 돌아가고 있더라"” 밝혔다. 또 다른 제보자는 “내가 전혀 듣지 않은 노래가 하루에 3600회 정도 재생돼 있다고 나와서 이상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곡은 3분13초의 곡으로 36000회를 듣기 위해서는 8일이 넘게 소요된다. 이에 지니뮤직은 “기술적인 부분이나 오류는 확인되지 않는다. 1차적으로 수사기관에 의뢰해줘야 한다. 우리가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은 “차트 방식을 잘 아는 게 누구일까. 음원사이트다”, “음원사이트가 100% 눈 감는 거다”, “음원사이트도 돈이 되니까 크게 후벼 파고 싶진 않은 거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방식이 음원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로 확대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 실시간 검색어, 연관 검색어 조작도 충분히 가등하다는 증언이다. 국민청원 게시물까지 조작이 가능했다.

홍보마케팅업체 관계자들은 “돈이 된다. 그래도 내가 이걸 안 하는 게 회의감이 크다. 나아질 수 없는 구조다. 거의 대부분이 가짜다”, “난 온라인 쪽은 믿지 않는다. 온라인 보고 믿는건 날씨, 시간, 기름값이다”고 말했다. 돈을 위해 순위도 조작하는 사람들. 그러나 신의를 지키고 정당한 방법으로 산업을 이끌어가는 이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 기계(매크로)들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그것이 알고 싶다’ 측도 필요하다면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넘기고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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