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당신은 이태원 전설’ 플래카드에 “눈물납니다”

입력 2020-09-02 1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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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겸 요식업 CEO 홍석천이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 여파로 마지막 남은 가게도 정리한 가운데 이태원 상인들의 응원에 감사함을 전했다.

홍석천은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눈물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동네 사장님들 정말 감사하고 미안해요”라며 “어제(30일) 이태원 마이첼시 마지막 영업을 끝내고 오늘은 아침부터 촬영 중입니다. 이태원에서 몇 장의 사진이 날라왔네요. 동네 사장님들이 나 몰래 플래카드를 붙이셨어요. 아 정말 울컥했어요. 제 결정을 되돌려야 할 정도로 마음이 편치않네요. 이태원은 이래서 더 사랑스럽습니다. 정겹습니다. 그래서 더 희망이 있습니다. 이태원 파이팅. 사랑합니다”라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어느 상가 주인이 남긴 플래카드가 담겼다. 플래카드에는 ‘홍석천 대표님, 그간 참으로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누가 뭐래도, 당신은 영원한 이태원 전설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좋은 날, 좋은 시절에 다시 만납시다’라고 적혀 있다. 이태원을 떠나는 홍석천을 위한 주변 상인의 응원 메시지다. 이에 홍석천은 감사함을 전했다.

앞서 홍석천은 29일 장문의 글로 이태원을 떠난다고 밝혔다. 홍석천은 “이태원에서만 18년을 식당하면서 보냈다. 참 긴시간이다. 내 30대 40대 시간을 오로지 이곳에서만 보냈는데 이젠 좀 쉴 때가 된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2000년 30살 나이에 커밍아웃하고 방송에서 쫒겨 났을 때 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준 이태원이기에 조그만 루프탑 식당부터 시작해서 많을 때는 7개까지도 운영해왔다. 그런데 이제 내일 일요일이면 이태원에 남아있는 내 마지막 가게 ‘마이첼시’가 문 닫는다”고 영업종료(사실상 폐점, 폐업)를 알렸다.

이어 “금융위기, 메르스, 기타 위기란 위기를 다 이겨냈는데, 이눔의 코로나19 앞에서는 나 역시 버티기가 힘들다. 내 청춘의 꿈 사람 사랑 모든 게 담겨 있는 이태원. 20대 어린 나이 이태원 뒷골목에 홍콩의 란콰이펑이나 뉴욕의 소호같은 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세월지나 만들어졌다 싶었는데 너무 아쉽고 속상하고 화도 난다. 그러다가도 시원섭섭하고 그렇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홍석천은 “문제는 언제 어디든, 있는 거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내 작은 외침이 너무 힘이 없나 보다. 건물주들, 관에서 일하는 분들 참 여러 가지로 박자가 안 맞았다. 각자 사정들이 다 있겠지. 난 이제 좀 쉬련다. 휴식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줬을 때 다시 돌아 올거다. 무엇보다도 함께 하던 이태원 상인분들 또 십수년 이태원과 내 가게를 찾아왔던 모든 분에게 진심 감사하고 미안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식당 사장 참 힘든 자리다. 코너에 몰리면 방법이 없다.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결정한 게 다행인 듯 하다”고 이야기했다.

홍석천은 “이제 뭐 할까. 방송 없을 때. 워낙에 쉬는 걸 모르고 일 만하는 성격이라. 맛집투어도 하고 아 유뷰브도 해야겟다. 운동도 좀 하고 못 만났던 지인들도 좀 찾아보고. 엄마 아빠도 자주 뵈러 내려가고. 책도 좀 읽고 얼굴 마사지도 받고 한의원도 좀 다니고 골프도 배우고 운전도 배우고. 우와 할게 이리도 많다니”라고 앞으로 계획을 고민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곧 다시 돌아올 걸거다. 이태원에. 내가 이태원을 너무 사랑한다”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홍석천은 여러 가게를 정리하면서도 현재 운영 중인 마이첼시만큼을 지키려 애썼다. 특히 지난해 젠트리피케이션(도심에 가까운 낙후 지역에 고급 상업 및 주거지역이 새로 형성되면서 원래의 거주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게 되는 일) 등으로 운영 중인 몇몇 식당을 정리하면서도 마이첼시만큼을 최후의 보루로 생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휴업을 하기도 했지만, 폐업까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방송 활동을 통해 급감하는 매출을 보전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결국 홍석천은 이태원을 떠나게 됐다. 다시 돌아온다는 기약만 남긴 채 가게 운영을 중단하고 폐업 수순에 들어간다.

동아닷컴 연예뉴스팀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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