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김기덕 감독 사망, 성폭력으로 얼룩진 말로…추모 반대 물결

입력 2020-12-13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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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이 라트리바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한때 거장이라 칭송을 받았던 김기덕 감독은 말로에 성폭력 행위로 얼룩져 버렸다.

김기덕 감독은 라트비아 매체 델피 보도로 사망 소식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집을 구매하고 영주권을 받을 목적으로 라트비아로 떠났다. 하지만 라트비아에 체류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 합병증을 얻어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기덕필름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가족 분들에게 확인한 결과, 김기덕 감독의 사망 소식은 맞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보도가 나기 전 오후에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김기덕 감독은 현지에서 화장 후 유해를 국내로 송환할 전망이다. 김기덕 감독의 유족은 라트비아에 직접 가기 어려워 주라트비아 한국대사관에 장례 절차를 맡기고 싶다는 의사를 대사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덕 감독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전양준 부산국제위원회 집행위원장은 SNS를 통해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환갑일 12월 20일을 불과 한 주 앞두고 코로나19로 타계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 발트 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 만인 오늘 사망했다고 한다.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고 김기덕 감독은 한국영화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감독 중 하나였다. 세계 3대 영화제라 불리는 칸, 베니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했고 그의 작품은 해외 영화제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피에타’로 2012년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에 유럽 등지에서는 그의 사망 소식에 애도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상황은 다르다. 고 김기덕 감독은 라트리바로 떠나기 전 성폭력 혐의로 인해 명예가 얼룩져 있었다.

2017년 당시 여배우A씨는 김기덕 감독을 폭행, 강요 및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고소했다. “김기덕 감독이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 중 감정이입을 위해 자신의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는 게 A씨 주장이었다.

검찰은 김 감독의 성폭력 관련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하고 폭행 혐의에 대해서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이후 김 감독은 A씨를 무고죄로, A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보도를 한 MBC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지난 10월 패소했다. 당시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정은영 부장판사)는 김기덕 감독이 여배우 A씨와 MBC를 상대로 낸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여기에 영화계에서 김기덕 감독의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지난 10월 김기덕 감독의 활발한 해외 활동과 고소 남발 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는 영화계, 여성계, 방송계 대표 등은 김 감독의 행보와 해외 활동을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김기덕 감독의 국내 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그는 해외로 활동지를 옮겨 최근까지 러시아 영화계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지난해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올해는 러시아어 영화를 촬영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영화계에서는 그의 세운 업적은 인정하면서도 그가 행사한 성폭력도 잊어선 안 된다는 반응과 함께 추모하지 않겠다는 반응이 크다.

영화 ‘기생충’ 영어 자막 번역가인 달시 파켓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의혹을 다룬 TV 프로그램을 보며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가르치는 것을 멈췄다. 만약 누군가의 삶에서 그런 끔찍한 폭력을 행사한다면 그를 기리는 일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쓰 홍당무’ 이경미 감독의 남편이자 영화평론가로 활동 중인 피어스 콘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덕 감독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의 죽음에 대해 험담하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그가 촬영장에서 했던 끔찍한 행위에 대한 언급없이 (서구의 많은 나라에서) 애도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굉장히 슬펐다”라며 “그가 영화계에 기여한 공로는 절대 잊어선 안 되겠지만 괴물과도 같았던 성폭력의 희생자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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