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한국 온택트 공연①] 팝핀댄스부터 아리랑까지…터키를 달구다

입력 2021-04-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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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가 석예빈, 국악인 박애리, 가수 팝핀현준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2021 터키-서울 소통의 날 온택트 라이브 쇼 ‘함께 이겨냅시다!(비릴리크테 바샤라자으즈)’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재미와 감동 꽉 채운 ‘터키-한국 소통의 날 온택트 라이브 쇼’

팝핀현준·박애리·석예빈·나태주
온라인 공연 통해 현지 팬과 교감
태권도 발차기 퍼포먼스에 환호성
물동이춤 포인트 안무 강습 인기
석예빈 “터키팬 만나러 가고 싶어”
“역시 형제의 나라!”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예술가들이 펼쳐내는 신명의 가락에 한국과 터키의 팬들이 뜨겁게 화답했다. 6·25전쟁의 참화에 함께 맞서며 이후로도 오랜 시간 우애를 나눠온 두 나라의 지난 시간과 더욱 깊어질 우정이 흥에 겨운 리듬에 한껏 실렸다.

국악인 박애리를 비롯해 공연예술가 팝핀현준, 한국무용가 석예빈, 트로트가수 나태주가 20일 오후 8시(한국시간·터키시간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주터키한국문화원이 주최한 ‘2021 터키·한국 소통의 날 온택트 라이브 쇼:비릴리크테 바샤라자으즈’. ‘함께 이겨냅시다!’라는 의미의 터키어를 앞세워 유튜브로 전 세계 생중계한 공연에서 무대와 온라인 객석은 하나가 됐다.

한국무용가 석예빈, 국악인 박애리, 가수 팝핀현준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2021 터키-서울 소통의 날 온택트 라이브 쇼 ‘함께 이겨냅시다!(비릴리크테 바샤라자으즈)’에서 ‘아리랑+종횡무진아리랑’으로 퓨전 전통 무대를 펼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전통과 현대의 ‘컬래버’ 무대

공연의 문은 국내 ‘1세대 스트리트 댄서’로 유명한 팝핀현준이 열었다. 노래 ‘돈 스톱’(Don’t Stop)을 부르면서 관절을 자유자재로 꺾는 일명 ‘팝핀댄스’를 펼쳐 보는 이들의 어깨를 들썩였다. 2018년 남북의 평화와 협력을 기원하며 남측예술단이 평양에서 펼친 공연 ‘봄이 온다’에도 나섰던 한국무용계의 스타 석예빈이 뒤이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무대에 올라 ‘물동이춤’을 선보였다. 머리 위 똬리에 물동이를 자석처럼 딱 얹고 “봄날에 꽃밭에 앉아 춤추는 나비의 모습”을 표현했다.

‘태권 트로트맨’ 나태주는 신곡 ‘힘내라 대한민국’과 ‘무조건’을 연이어 불렀다. ‘태권도 홍보대사’답게 태권도 동작을 활용한 날렵한 몸놀림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4000여 태권도 사범들이 2000여개의 태권도장을 운영할 정도로 태권도의 인기가 높은 터키의 관객을 만나 더욱 의미가 깊다”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가수 나태주가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2021 터키-서울 소통의 날 온택트 라이브 쇼 ‘함께 이겨냅시다!(비릴리크테 바샤라자으즈)’에서 ‘힘내라 대한민국’ 무대를 펼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국가무형문화재인 판소리 ‘춘향가’의 이수자 박애리는 그 한 대목인 ‘쑥대머리’를 구성진 목소리로 열창해 객석에 촉촉한 감성을 불어넣었다. 그는 “가장 한국적인 음성으로 가장 한국적인 노랫가락을 선보였다”는 극찬을 받았다.

특히 그는 이날 진행자로서 차분한 말솜씨로 전체 무대를 완벽하게 이끌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국의 대표 민요 ‘아리랑’을 부르며 선율에 몸을 실은 팝핀현준·석예빈과 함께 했다. 전통과 현대의 감성이 어우러진 무대를 마무리하는 순간이었다.

국악인 박애리, 가수 팝핀현준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2021 터키-서울 소통의 날 온택트 라이브 쇼 ‘함께 이겨냅시다!(비릴리크테 바샤라자으즈)’에서 ‘아리랑+종횡무진아리랑’으로 퓨전 전통 무대를 펼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언젠가 직접 만날 수 있길”

실시간으로 공연을 지켜보던 팬들은 한때 6000여명이 몰리는 등 뜨겁게 반응했다. 석예빈은 터키어로 “메르하바”(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하고, 즉석에서 ‘물동이춤’의 포인트 안무를 소개했다. 박애리는 “이 순간 한국에 있는 것 같다”는 터키어 댓글에 “눈앞에서 마주한 느낌에 마음이 찌르르하게 울린다”고 말했다. 발차기 시범을 보인 나태주는 “따라 해보고 싶다”는 한 댓글에 “따라하지 마세요! 큰일 나요!”라며 농담 섞인 당부를 남겨 웃음을 자아냈다. 이들이 직접 뽑은 댓글을 작성한 시청자에게는 출연자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모자와 한국 브랜드 화장품을 제공했다.

한국무용가 석예빈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2021 터키-서울 소통의 날 온택트 라이브 쇼 ‘함께 이겨냅시다!(비릴리크테 바샤라자으즈)’에서 ‘아리랑+종횡무진아리랑’으로 퓨전 전통 무대를 펼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무대 위 예술가들과 공연을 지켜본 이들은 교감의 우정도 나눴다. 박애리는 “한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즐거웠다”며 “2003년 터키 안탈리아 아스펜도스 야외극장에서 공연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반갑다. 국악인으로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여드릴 수 있어 뜻 깊었다”고 밝혔다. 석예빈은 “‘형제의 나라’ 터키에 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풀 수 있었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한국문화를 보고 싶어 하는 터키인들을 직접 만나러 가고 싶다”며 웃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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