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엔트리 말소’ 두산 이영하 부진,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21-04-27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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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이영하(24)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올 시즌 4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승3패, 평균자책점(ERA) 11.40(15이닝 19자책점)이다. 2번째 등판이었던 14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5.1이닝 6안타 2볼넷 3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며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2경기에선 4이닝 14자책점(ERA 31.50)으로 흔들리며 2패를 떠안았다. 2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좋아질 것”이라고 믿음을 숨기지 않았던 김태형 두산 감독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세부 성적도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다. 피안타율(0.388)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2.40), 삼진(7개)보다 많은 볼넷(10개) 등을 살펴보면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삼진보다는 맞혀 잡는 피칭을 했기에 삼진/볼넷 비율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올해는 총 투구수(292구) 중 스트라이크 비율이 57.2%(167구)에 불과하다. 지난해 62.7%, 2019년 62.4%와 견줘 10% 가까이 하락했다. 카운트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요소다.

직구 평균구속의 저하도 눈에 띈다. 2017년 145㎞, 2018년 144.6㎞, 2019년 144.5㎞, 2020년 145.8㎞로 꾸준히 145㎞ 안팎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143.2㎞에 불과하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힘이 떨어졌다. 구종 구사율이 직구 63.4%, 슬라이더 27.4%, 포크볼 8.9%라는 점을 고려하면, 핵심 구종의 구속 저하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강력한 직구 구위를 뽐내며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변화구의 위력을 극대화했던 유형이기에 그만큼 우려가 커졌다.

이영하의 투구폼도 191㎝로 큰 키에 최적화된 자세다.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의 핵심 선발투수 후타키 코타(187㎝)처럼 몸 전체를 활용해 공에 힘을 싣는다. 꾸준히 강속구를 던질 수 있다면 피지컬을 활용한 폼도 무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2019년에는 구위가 동반되면서 17승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는 구위가 하락하고 제구까지 흔들리면서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우려를 낳고 있지만, 이영하는 김 감독이 ‘올해의 키플레이어’로 꼽았을 정도로 두산에 꼭 필요한 존재다. 지금의 부진이 더 부각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소속팀을 넘어 올해로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 한국야구대표팀 선발진의 한 축으로도 주목받고 있기에 부활이 절실하다. 두산 구단은 주기적으로 이천 2군 구장을 찾아 이영하의 훈련 과정을 면밀히 관찰하며 폼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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