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승부처 타율로 본 한화 장운호-삼성 피렐라의 놀라운 임팩트

입력 2021-05-03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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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장운호(왼쪽)-삼성 피렐라. 스포츠동아DB

7회 이후, 2점차 이내 승부는 보는 이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한다.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접전 상황의 긴장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승부처라고 정의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순간이다.

승리했을 때 영웅이 나타난다. 이 순간 해결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영웅으로 등극할 확률이 그만큼 올라간다. 팀이 2점차로 끌려가고 있었다면 역전의 용사가 될 것이다. 반대로 앞서고 있었다면 승부에 쐐기를 박아 계투진의 피로도를 줄이고, 숨 쉴 공간을 만들어줄 것이다. 그만큼 이 순간에 나오는 안타 하나하나는 소위 ‘영양가’가 엄청나다.

한화 장운호, 승부처에선 ‘공포의 10할타자’ 변신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3일 기준 2021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59명의 타자들 중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주인공은 장운호(27·한화 이글스)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중용되기 시작하면서 2013시즌 입단 당시부터 기대를 모았던 잠재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시즌 성적도 22경기에서 타율 0.300(70타수 21안타), 5타점, 출루율 0.364로 준수한데, 승부처에선 6타석에서 5타수 5안타 1볼넷으로 타율과 출루율 모두 1.000이다. 표본은 작지만,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회를 최대한 살려내는 것도 타자의 능력이다. 이를 고려하면 절대 폄훼할 수 없는 수치다.

장운호의 해결사 본능은 다른 지표에도 나타난다. 7회 이후 주자를 두고 타율 0.455(11타수 5안타)의 정확한 타격을 뽐내며 존재감을 어필했다. 장운호는 3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몰랐던 사실”이라면서도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승부처에선 유독 더 집중하게 된다”고 비결을 전했다. 덧붙여 “수베로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편안하게 마음 먹고 타석에 들어서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전력질주는 덤! 삼성 피렐라, 최고 수준의 집중력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타율 2위는 호세 피렐라(32·삼성 라이온즈)다. 10타석에서 9타수 7안타(타율 0.778) 1홈런 1볼넷을 기록했다. 결승타 부문 공동 2위(4개)에 올라있을 정도로 강한 그의 해결사 본능은 승부처에서 더욱 강해진다. 장운호와 마찬가지로 몇 번 찾아오지 않은 기회에서 제 몫을 해준 덕분에 팬들에게도 그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적당히 해도 된다”고 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와 전력질주를 즐기지만, 몸에 밴 습관을 쉽게 바꿀 수 없다. “내가 자제시켜도 소용없다”는 허 감독의 너털웃음이 피렐라에 대한 만족도를 설명한다.

삼성이 지난 5년간(2016~2020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아픔을 뒤로하고 올 시즌 단독 선두(16승10패)를 달리는 데는 피렐라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이원석이 5타수 3안타(타율 0.600), 구자욱이 11타수 6안타(타율 0.545) 1홈런으로 피렐라에 이어 승부처 타율 3, 4위에 올라있다. 분위기가 고조될 때 결정타가 하나씩 나온다는 의미다. 지금의 삼성 야구에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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