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의 전쟁…마방의 힘겨운 여름나기

입력 2021-07-16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습한 날씨에 피부병 대비 청결 유지
십전대보탕 등 보양식으로 체력 안배
예년보다 3주 가량 일찍 찾아온 폭염에 서울경마공원의 마방은 요즘 분주하다.

말들도 무더위에서는 땀이 과도하게 나거나 호흡이 거칠어져 경주 능력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조교사들은 여름철 체력 유지에 신경을 쓴다. 특별 보양식부터 컨디션 관리까지 서울 조교사들이 전하는 경주마 여름나기를 소개한다.

김동균 조교사 “여름철 피부병 대비 필요”
말들의 체력 관리를 위해서는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말 수영장에서 훈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김동균 조교사(52조)는 “말들의 특성에 맞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위에 취약한 말들은 사람처럼 샤워를 자주 시키며 열을 식혀주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 강도도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 김 조교사는 “특히 더위를 심하게 타는 말들은 새벽 시간 기승 조교 때 앞쪽에 배치해 체력 안배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경주마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피부병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했다. 여름철 습한 환경에서는 단순히 물로 씻기는 게 아니라 비누나 말 샴푸를 활용해 청결을 유지하고 털도 미리 깎아 곰팡이 등 피해에 대비한다. 김 조교사는 “털 속 피부에 묵은 때들이 있을 수 있어 솔로 꼼꼼히 씻어줘야 각종 피부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며 “요즘은 사료가 워낙 잘 나와 마방마다 다르긴 하지만 따로 보양식을 먹이기보다는 사료 배합에 더 신경 쓰는 편”이라고 전했다.

정호익 조교사 “낮은 온도 유지에 힘써”

정호익 조교사(10조) 역시 “여름철 말 관리에는 다양한 노력과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여름철 열사병에 걸리면 말들은 폐 손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선풍기와 미스트(미세물분사기) 등을 활용해 바깥보다 4도에서 5도 정도 낮은 온도를 유지해 주어야 한다. 또 “말들이 혹서기에는 땀과 열을 많이 분출하기 때문에 전해질 공급이 원활해야 한다”고 했다. 보양식의 경우 정 조교사는 “여름철이라고 따로 챙기기보다는 사시사철 항시 챙기는 편”이라고 했다. 장어를 십전대보탕으로 내려서 먹이거나 홍삼과 홍삼박 등을 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마방들의 더위 극복을 위한 노력을 돕기 위해 한국마사회도 혹서기 말 사양 환경 개선을 위한 대비에 나섰다. 장마철을 맞아 경주마사 주변 배수로와 우수관 등을 정비해 비 피해를 예방하고 경주마사의 노후한 대형 환풍기를 정비해 내부 온도 저감을 위한 노력에 힘쓰고 있다.

요즘같이 3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는 각 마방 별로 미스트를 가동 중이다. 말 사양용, 보건용 얼음도 공급해 말 체력 관리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마사 지역을 도는 전용 살수차도 운행 중이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