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독도 日도발, 이순신 문구로 대응한 韓…韓日 올림픽 장외전쟁 ‘스타트’

입력 2021-07-18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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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0도쿄올림픽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안 그래도 불편했던 양국관계를 둘러싼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늘 도발하고 자극한 쪽은 개최국 일본이다. 대회를 앞두고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공식 홈페이지에 성화봉송 코스를 소개하는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했다. 이에 한국 정부와 대한체육회가 항의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쿄조직위에 문의한 결과 독도 표기는 순수한 지형학적 표현이고, 어떠한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확인받았다”는 성의 없는 답을 전달했다. ‘지정학적 표현과 정치적 순수성’은 일본 정부가 꾸준하게 반복해온 주장이다.


그 뒤로도 일본과 IOC의 태도는 일관됐다. 수차례 항의와 표기 수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줄곧 외면한 채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


반면 IOC는 한국에는 굉장히 냉정한 잣대를 들이댔다. 불편한 상황 속에서 출국한 우리 선수단이 14일 선수촌 외벽에 내건 응원 현수막을 문제 삼았다.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있사옵니다’라는 문구를 일본은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명량대첩을 앞두고 남긴 것으로 알려진 “신에게는 아직 13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라는 메시지가 연상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일본 정부와 대회조직위, 현지 언론이 지적하고 우익단체가 시위에 나서자 IOC 관계자가 16일 우리 선수단 사무실을 찾아 선수촌 현수막을 철거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정식 서신을 통해 “현수막 문구는 전투에 참가하는 장군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정치적 선전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이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대한체육회는 “응원 현수막은 올림픽에서 국민들이 응원해주리라는 믿음을 담은 문구다. 정치적 메시지가 아닌 단순 패러디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의미”라고 설명했으나, IOC에선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17일 기존 현수막이 철거됐고, ‘범 내려온다’는 문구의 새로운 플래카드로 대체됐다.


이처럼 IOC가 거듭 편향된 판단을 내린 가운데 한일 관련 이슈는 또 있다. 대한체육회가 현수막을 내리며 제기한 일본의 욱일기 응원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해군이 사용한 욱일기는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일제의 핍박을 받은 아시아 각국에는 끔찍한 과거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일단 IOC는 욱일기 사용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간의 소극적 태도가 바뀌었다는 점, 또 다음 올림픽 등 향후 대회에서도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감 등에선 진전된 결과지만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도쿄올림픽에선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회조직위는 “일본에 널리 사용된 욱일기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지 않았다. 경기장 반입금지 물품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관중입장이 허용된 일부 경기장에선 욱일기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IOC는 세계적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대회 개최를 강행한 일본을 자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대회 기간 욱일기가 응원에 동원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하겠다. 현수막 철거로 우리가 내건 조건이 욱일기 반입 금지다. IOC도 받아들였으니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고 대한체육회는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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