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철저한 사령탑이 준 4번타자 힌트, 2021년식 ‘팀 코리아’

입력 2021-07-27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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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국가대표팀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여러 논란 속에 격전지로 떠난 야구국가대표팀. 돌이켜보면 국제대회 규모를 떠나 크고 작은 논란은 언제나 뒤따랐다. ‘이번 대회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들어맞은 적도, 보기 좋게 빗나간 적도 있다. 2020도쿄올림픽의 엔딩은 어떤 얼굴일까.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최근 올림픽 야구에 출전할 6개국의 전력과 특징을 분석했다. 한국에 대해선 “강팀이기 때문에 쉽게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선수단 구성이 조금 난감(perplex)하다”고 평가했다.

MLB닷컴은 동갑내기 추신수(39·SSG 랜더스)와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이 빠졌다고 분석했으나, 오승환은 대표팀 소집 직전 한현희(키움 히어로즈)가 이탈하면서 대체선수로 합류한 상태다. 다만 성인무대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8명의 선수들이 포함되는 등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사실은 정확히 파악했다. MLB닷컴은 “금메달을 못 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젊은 선수들이 더 발전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적 전망을 내놓았다.

일반적으로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팀들은 베테랑이 중심을 잡고 젊은 선수가 뒤를 받치는 구도다. 한국은 오히려 반대다. 보안에 철저한 김경문 감독이 선발진 구성이나 야수진 베스트9에 대해 힌트를 최대한 피했지만, 타선과 마운드 모두 젊은 선수들이 중심을 잡을 전망이다.

특히 김 감독은 “4번타자로는 강백호(KT 위즈)를 중용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한마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김 감독은 프로 사령탑 시절부터 선수들의 훈련과정을 면밀히 체크한 뒤 라인업을 짰다. 베스트9이 아닌 백업 선수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확언을 지양한다. 그런 그가 강백호를 낙점했다. 국내에서 치른 3차례 평가전에서 2승1무를 거둘 당시, 2승의 결승타가 모두 강백호의 손에서 나왔기 때문에 해결사 능력은 증명을 마쳤다. 마운드에서도 원태인(삼성), 고영표(KT), 이의리(KIA 타이거즈), 최원준(두산 베어스) 등의 중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들 모두 새 얼굴이다.

김 감독은 국내 소집훈련 당시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젊은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데 집중했다. 그는 “지금 감독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그런 것뿐”이라고 말했다. 여러 논란으로 훈련에 오롯이 집중하기 힘든 만큼 그라운드 안에서라도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한 것이다. 훈련과 실전을 거듭할수록 선수들끼리 농담을 주고받는 장면이 많이 보인 것도 이러한 영향이다.

성취에 대해선 현 시점에서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2021년식의 ‘팀 코리아’는 이전까지보다 좀더 역동적이고 젊은 모습일 듯하다. 김 감독, 그리고 국내 팬들이 바라는 모습도 바로 그 투지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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