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탕준상 “스님부터 배드민턴 선수까지, 변신 강렬하죠?”

입력 2021-08-16 1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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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탕준상. 사진제공|씨엘엔컴퍼니

신인 배우 탕준상은 올해 만 18세다. 당장 대학 입시를 걱정하다가도, 대학에 가면 바로 하고 싶은 일이 “운전면허 따기!”라고 외치는 모습이 “평범한 ‘고딩’”이다.

그런 그가 180도 달라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카메라 앞에 설 때이다. 무뚝뚝한 북한군(‘사랑의 불시착’)부터 까까머리 스님(영화 ‘나랏말싸미’), 아스퍼거증후군을 앓는 유품정리사(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까지 어느 하나 평범한 역할이 없을 정도이다.

9일 마친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에서도 마찬가지다. 극중 전남 해남의 작은 중학교로 전학 간 배드민턴 천재 윤해강을 맡아 배드민턴부와 함께 전국체전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를 통해 베테랑들도 힘들다며 꺼리는 스포츠 소재에 과감히 도전했다.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고 회상할 만큼 노력을 들인 덕분일까. 드라마는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방영 내내 지키면서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탕준상도 드라마를 통해 안방극장 안팎에서 주연 배우로서의 입지를 새롭게 다졌다. 이쯤 되면 “영광만이 남은 작품”이라고 ‘라켓소년단’을 추억할 만하다.


- 배드민턴 천재 역할이었다.



“원래 배드민턴을 좋아하고, 나름대로 잘 친다고 생각했는데 ‘선수’의 폼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지난해 10월부터 주 3~4회 서너 시간씩 배드민턴 연습만 했어요. 그야말로 고강도 훈련이었죠.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방송에서 멋지게 나오니까 할 맛이 나던데요?”


- 손상연·최현욱·김민기·김강훈 등 또래와 호흡했다.



“비슷한 나이이기도 하지만, 배드민턴 연습을 함께 하니까 안 친해지면 이상할 정도였어요. 촬영 막바지에는 서로 숨소리만 들어도 웃음을 못 참아서 혼났죠. 친구들이 다 승부욕이 엄청 강해서 우리만의 ‘서열정리’에 열을 올렸어요. 이제는 함께 만나지 못하니까 모두 함께 단체 영상통화를 켜서 한 시간 가까이 수다를 떨었어요. 모두 그리워요.”

배우 탕준상. 사진제공|씨엘엔컴퍼니




- 양현종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가 SNS로 응원했다.



(양현종은 7월26일 SNS에 극중 탕준상이 ‘롤모델은 양현종’이라고 말하는 장면과 함께 ‘현재의 나를 되돌아보고 떨어져 있던 자신감을 다시 가질 수 있게 했다’는 글을 올렸다.)

“봤어요! 심지어 제 SNS 계정을 태그해서 글을 올리셨어요. 엄청나게 감사하고 영광이었죠.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배우 유아인 선배도 2일 결방에 SNS로 아쉬워하는 글을 올렸어요. 그날 우리 단체 문자방이 난리 났어요. ‘이거 실화냐?’하면서 문자가 폭발했다니까요. 하하하!”


- 데뷔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최근에 ‘사랑의 불시착’ 금은동과 ‘무브 투 헤븐’ 한그루, 그리고 ‘라켓소년단’ 윤해강이 같은 사람인 줄 몰랐다는 댓글을 봤어요. 제가 연기하면서 바라온 반응이기 때문에 정말 기억에 남아요. 사실 연기자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보다 더 좋은 칭찬은 없어서 하늘을 날아갈 듯 기뻤어요.”


- ‘안방극장 유망주’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영광이죠. 한편으로는 부담도 물론 돼요. 여태까지는 스님, 북한군 등 쉽게 볼 수 없는 역할들을 맡아왔어요. 덕분에 시청자의 기억에 강하게 남은 것 같고요.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주연으로서 부담이 더 커질 것이고, 한정된 ‘나’라는 인물로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게 연기의 매력이지 않겠어요? 최대한 즐겨봐야죠.”

배우 탕준상. 사진제공|씨엘엔컴퍼니




- 배우로서 강점을 꼽자면.



“조각처럼 잘생기지는 않았다는 점? 하하하! 진심이에요. 잘생기고 싶지만, 받아들여야죠. 눈에 띄게 잘생긴 편이 아니라서 오히려 선하게, 때로는 악하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볼매’랄까요. 그게 제 최대 강점입니다.”


- ‘라켓소년단’ 시즌2 제안을 받는다면.



“무조건 해야죠. 다른 종목이 주제가 되면 어떨까요? 2020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대표팀 경기를 챙겨보면서 배구에 푹 빠졌어요. 다음에는 ‘배구소년단’ 어때요?”


- 앞으로의 목표는?



“7살인 2010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데뷔했어요. 목소리를 예쁘게 가꿔서 다시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제가 아역으로 출연한 뮤지컬의 성인 역할을 맡는 게 꿈이에요. 그리고 윤해강이 툭하면 ‘나야, 나 윤해강이야’라고 말했던 것처럼 언젠가 제 이름 석자를 자신 있게 외쳐보고 싶어요. 나야, 나 탕준상이야~!”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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