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황현산 프랑스 상징주의 시 강의…전위와 고전

입력 2021-08-26 19: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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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위와 고전 (황현산 강의·김인환 김정환 윤희상 이원 송승환 함돈균 김민정 최은진 김원식 안치운 성우제 수류산방 글 |수류산방)

밤의 스승 황현산, 그는 문학 평론가인 동시에 번역가였고 평생 프랑스 근현대시를 연구한 불문학자였다. 국내 최초로 아폴리네르 연구로 학위를 취득한 이래 황현산은 일생을 바쳐 프랑스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 시 세계를 연구했다.

수류산방의 아주까리 수첩 제3권 ‘전위와 고전’은 황현산이 2016년에 인문 공동체 시민행성에서 펼친 프랑스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 시 강의를 녹취하고 정리한 책이다. 생애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학교 밖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펼친 연속 강좌를 엮었다.

19세기 중반 보들레르부터 20세기 초 아폴리네르까지, 그들을 거치는 동안 일어났던 ‘현대 예술 거대한 지각 변동’의 흐름을 풀어낸다. 전위 예술과 고전주의, 문학과 정치, 일상과 예술이 깊은 통찰과 순조로운 해설 속에서 하나로 이어진다.

특히 작고 3주기에 맞춰 출간된 전위와 고전‘은 국문학자 김인환의 해제, 생전과 작고 당시의 여러 모습들, 그리고 김정환 윤희상 이원 송승환 함돈균 김민정 최은진 김원식 안치운 성우제 등 시인, 평론가, 제자들의 회고와 기억을 함께 담아 더욱 뜻깊다.

‘전위와 고전’은 황현산의 강의 체제를 가급적 따르고 살렸다. 마치 독자가 강의실에 함께 있는 듯, 이 책 읽기가 또 하나의 공감각적 체험이 되기를 바라며 기획하고 편집했다. 현장의 분위기를 존중해 강의 중 없던 말을 본문에 가감하지 않았다. 그 대신 황현산이 평생 집필한 저서와 논문, 기고문 등에서 행간의 의미를 발췌해 주석으로 덧붙였다.

또한 프랑스 근현대 예술과 긴밀한 관계 속에서 펼쳐졌던 이들 시인들의 작업인 만큼 사진, 미술 작품, 초판 출판본 등 다양한 참고 도판으로 이해를 도왔다. 거의 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수류산방은 스스로 제자가 되어 강의를 녹취하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 기존의 저술들과 비교해 가며 읽고, 도판 자료를 찾아 보완하고, 주석을 작성했다. 그 뒤에 다시 강의를 거듭 들으며 채록을 점검하고 보완했다.

이 책 ‘전위와 고전’을 통해 독자들은 가장 날것인 황현산의 육성, 글이 아닌 말, 몸이 살아 있는 시간 속에서 시작해 가장 정교하고 넓은 세계를 펼쳐 보이는 책의 실험을 만나게 될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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