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전체 1순위 박사랑, AI 페퍼스의 주춧돌 될까?

입력 2021-09-07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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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여고 세터 박사랑이 2021~2022시즌 V리그 여자부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안았다.

7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드래프트에서 창단팀 우선지명권 5장을 보유한 AI 페퍼스 김형실 감독은 박사랑의 이름을 가장 먼저 불렀다. 세터로는 큰 175.2㎝의 키, 향후 팀의 플레이를 조율할 주춧돌로 성장할 가능성 등을 높게 평가한 결과다. 박사랑은 2006~2007시즌 한수지, 2008~2009시즌 염혜선, 2020~2021시즌 김지원에 이어 세터로는 역대 4번째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당장의 기량보다 장래성과 피지컬을 선발의 기준으로 삼은 AI 페퍼스는 박은서(레프트·177㎝), 서채원(센터·179.5㎝)을 호명하며 높이를 강화했다. 우선지명 4순위를 도로공사에 넘겨준 AI 페퍼스는 5순위로 현재 여고선수들 중 가장 기량이 뛰어나다는 레프트 김세인을 선발했고, 마지막 카드로 수원시청에서 문슬기를 지명해 리베로 자리를 채웠다. 포지션별로는 레프트 2명, 세터, 센터, 리베로 각 1명이다. 문슬기는 이번 드래프트 도전자들 중 최고령(29세)이다.

가장 화제를 모은 선택은 도로공사였다. 김종민 감독은 이번 드래프트 신청자들 중 최장신(185.1㎝)인 센터 이예담을 1라운드 4순위로 선택한 데 이어 2라운드 2순위로 수원시청 세터 이윤정을 낙점했다. 이예담은 실업배구 호남정유 시절 이도희~장윤희~박수정~김성민 등과 함께 92연승 신화를 쓴 센터 홍지연의 딸이다. 정대영, 배유나를 도와줄 센터가 필요했던 도로공사는 은퇴했던 하유정을 5년 만에 컴백시킨 데 이어 이예담을 추가해 미래에 대비했다. 이와 함께 이고은~안예림이 버티는 세터 자리에도 경험이 있는 선수를 보강해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 5위로 30개의 확률추첨구슬을 가졌던 KGC인삼공사는 35개의 현대건설을 제치고 1라운드 7순위 지명권을 차지했다. 최근 3시즌 동안 박은진(1라운드 2순위)~정호영(1라운드 1순위)~이선우(1라운드 2순위)를 지명했던 인삼공사는 센터 이지수(183㎝)를 뽑아 베테랑 한송이의 뒤를 이을 유망주를 확보했다.

이지수는 지명된 선수들 중 가장 먼저 눈물을 흘려 이번 신인지명이 여고선수들의 미래에서 얼마나 중요한 결정인지를 새삼 확인시켰다. 후순위로 갈수록 지명 받을 기회가 줄어든 선수들은 프로팀의 호명이 나올 때마다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현대건설은 2라운드 1순위로 이현지를 지명해 레프트 보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이현지는 179.5㎝로 올해 참가한 레프트들 중 최장신이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김연경, 이재영, 이한비 등의 공백을 메워야 할 흥국생명은 대구여고 정윤주(2라운드 3순위), 강릉여고 박수연(3라운드 1순위) 등 레프트를 보강했다.

전체 43명의 지원자 중 19명이 뽑혀 취업률은 44%로 낮지 않았지만, 몇몇 구단이 2번째 지명 때부터 패스하고 학교지원금이 없는 4, 5라운드와 계약기간 1년의 수련선수를 5명 뽑을 정도로 각 구단이 마음에 드는 선수는 많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번에 뽑힌 선수들은 신체검사를 거친 뒤 보름 이내에 계약한다. 고교졸업 예정자들은 온라인수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필요한 출석일수를 채우면서 당장 프로팀 언니들과 직업인으로서 새 인생을 시작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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