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리포트] 가장 강한 무기가 말을 듣지 않는 날, 어떻게든 승리해법 찾는 KT

입력 2021-09-17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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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 경기가 열렸다. 7-4 승리를 거둔 후 KT 선수들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집어 드는 무기마다 통한다면 144승으로 정규시즌을 우승하게 된다. 예상대로 되지 않는 장기 레이스. 장점이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도 이기는 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선발진이 무너져도 어떻게든 이기는 방법을 찾는다. 위기에서도 승리하는 공·수·주 두루 강한 팀, KT 위즈에 선두 자격은 충분하다.

KT는 16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4로 승리하며 선두를 굳건히 했다. 2위 LG 트윈스와 3위 삼성 라이온즈가 나란히 패했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선두 KT와 LG는 5.5경기차까지 벌어졌다.

가장 큰 비결은 단연 선발이다. KT는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ERA) 3.81로 1위에 올라있다. 선발진 소화이닝 역시 평균 5.52이닝으로 1위. 가장 오래 버티며 가장 훌륭한 ERA를 기록 중이니 성적이 좋은 건 당연하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에 6선발 엄상백까지 합작한 결과다.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53차례로 가장 많다.

그렇다고 선발만 강한 팀은 아니다. KT는 올해 선제실점시 승률 0.471(24승27패1무)로 1위다. 선취점시 승률은 0.750(39승13패3무)으로 압도적인데, 선취점을 빼앗겨도 승률이 5할에 육박한다. 선발투수가 한두 점을 먼저 내줘도 얼마든 뒤집을 저력이 있다는 증거다.

선발진이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지니, 자연히 불펜은 리그에서 가장 적은 이닝을 책임졌다. 이닝 부담을 덜어내니 자신의 힘을 온전히 쏟아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주권은 KBO리그 역대 2호 3년 연속 20홀드 고지에 올라섰으며, 김재윤도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눈앞에 뒀다.

타선도 든든하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3위인데, 득점권 OPS로 범위를 좁히면 1위다. 시즌 4분의3 시점으로 표본이 쌓였으니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지표다. KT 타자들은 득점권만 되면 힘을 내고 있다. 팀 WPA(승리확률기여도·Win Probability Added) 역시 1위다. 클래식 지표와 세이버메트릭스 스탯을 모두 찬스 집중력이 높다는 걸 보여준다.

이강철 감독의 3년차, 팀 빌딩은 완성단계다. 이 감독은 “잘 되는 팀은 조화가 맞는다. 선발이 못해도 타선이 터지거나 중간투수들이 막아준다. 기대요소가 많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아주는 탄탄한 선발투수. KT의 가장 큰 무기다. 하지만 144경기 전부 선발투수의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긴다. 2021년 KT는 선발이 강한 팀이지, 선발만 강한 팀이 아니다. 이강철호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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