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쇼크’에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

입력 2021-09-23 18: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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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상승, 증시는 소폭 하락
한국은행 “국제금융 리스크로 전이 가능성 낮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의 파산 위기가 낳은 일명 ‘헝다 쇼크’가 추석 연휴를 마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불러 일으켰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75.0원)보다 0.5원 오른 1175.5원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8원 오른 1183.0원에 개장해 장중 한 때 1186.4원까지 치솟으면서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14일(1187.5원)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 역시 변동성이 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41% 하락한 3127.58에 마감했다. 오전 중 헝다 리스크에 3107.98까지 저점을 낮추며 변동성을 나타냈으나, 환율 변동성이 잦아들자 점차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94% 하락한 1036.26에 마감했다.

이렇듯 환율이 상승하고 증시가 소폭 하락한 것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미국과 아시아 증시를 흔들어놓은 ‘헝다 쇼크’의 충격이 국내 금융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날 오전 우려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됐으나 중국 인민은행이 시장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에 나섰고, 헝다그룹이 위안화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하면서 불안이 완화되자 환율과 증시 모두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불안 완화 속에 연일 폭락을 이어오던 헝다 주식도 이날 홍콩 증시에서 12% 급등하는 반전을 보였다.

암호화폐 시장도 변동성이 두드러졌다. 추석 연휴 기간에 ‘헝다 쇼크’로 연일 급락세를 보이더니 이미 악재가 반영된 덕인지 이날은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암호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경우 전날 5005만 원까지 급락했지만 이날 오후 12시30분께 5465만 원까지 오르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헝다 쇼크’ 관련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23일 오전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중국 헝다그룹 위기가 국제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면서도 “부동산 관련 부채 문제가 현실화된 것인 만큼 헝다그룹 사태의 전개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상존한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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