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화)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피아니스트 김유빈의 독주회가 열린다.

이번 독주회는 프로그램 모두 각각 부제가 있는 작품들로 꾸며진다. 부제가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 연주자의 표현력에 제한이 있을 수 있겠지만 김유빈은 오히려 이러한 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관객에게 다양한 캐릭터로 다가가려 한다.

사람들은 때때로 역할, 지위, 신분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활동할 수 있기를 꿈꾼다. 이러한 열망이 ‘부캐릭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듯 베토벤과 라벨, 슈만은 음악으로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표출했다.

슈만은 각 곡에 부제를 입혀 마치 자기 자신이 캐릭터가 된 듯 내면에 존재하는 다면적 자아의 모습들을 자유롭게 선보였고 라벨은 글의 분위기를 음악으로 시각화해 상상을 현실화시켰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 피아니스트 김유빈은 관객들이 음악으로 탈출구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 특히 베토벤이 귓병이 악화되었을 때마다 전원, 즉 자연을 통해 내면의 소리를 들은 바와 같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내면에서부터 찾아 각자의 삶을 충족시킬 수 있는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길 바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